말 놓는 타이밍은 누가 정하나요?
연장자가 아닌 아랫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상대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초면부터 다짜고짜 말 놓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더 나이 많네. 편하게 말 놔도 되지?'
이제는 어딜 가나 내가 연장자라서
저런 말 들은 지 오래됐지만
(나이 많단 소립니다.. 또르르)
나의 경우, 상대가 나보다 어리다고 절대 말 놓지 않는다.
상대가 '편하게 말 놓으세요.'라고 해도 절대 놓지 않는다. 보통 립서비스이거나 빈말일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진심을 담아 그만 좀 놓으라고 사정해도 놓지 않는다.
나이 많이 먹은 게 무슨 벼슬이라고 친하지도 않은 사람에게 말을 놓는단 말인가. (나이는 별도의 노력 없이 저절로 먹은 것이므로 나이로 대접받을 생각일랑 치워두자.)
가끔 친해져도 아직까지 존댓말 하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반말보다 존댓말이 편하다.)
미혼일 때 이십 대 초반의 한 일화가 떠오른다.
소개팅으로 만난 그분은
(얼굴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다.)
자기가 나보다 꼴랑 한 살 많다는 이유로
초면에 다짜고짜 일방적으로 말을 놓았다.
그것뿐이면 '그래 그럴 수 있어' 하겠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선을 넘어버렸으니
한 번 만났고 만난 당일에 카톡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내가 지 뭐라도 되는 듯
'애기야, 잘 자!'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누가 니 애기죠?
그 뒤로 함부로 말 놓고 선을 넘는 무례한 사람들을
극혐 하게 되었다.
'다른 좋은 분 만나세요.'하고 칼 차단함.
이런 사람도 누군가와 결혼해서 가정을 이뤘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때는 워밍업이었겠지. 에이, 설마!
(애기는 내가 아니라 네가 아니었을까.)
상대의 동의 없이 다짜고짜 말 놓지 맙시다.
성급하게 선 넘지 맙시다.
반말을 하게 되면 상대를 너무 허물없이 편하게 대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실수할 일도 많이 생기기에 반말하는 시기를 관계가 익어갈 때까지 최대한 늦추면 늦출수록 좋다는 게 내 지론이다.
연장자일수록 아랫사람을 대할 때
더 주의하고 조심하는 게 맞다.
반강요에 의한 말 놓기 문화는 근절해야 한다.
상대와 처음 만나 몇 마디 섞지도 않았는데
상대에게 몇 년생인지부터 물어보고
서열을 가늠한 뒤 반말하려고 각재는 행동은
이제부터라도 그만두자.
나이를 더 먹었다고 꼭 현명함이 보장된 건 아니며, 기껏해야 먼저 세상을 뜰 확률이 훨씬 높으니 연장자라고 티 내지 말자.
나이를 따지기 전에 사람 대 사람 간에 예의를 지킴으로써 기분 좋은 만남이 될 수 있도록 나부터 실천하고 노력하자.
정 존댓말이 힘들면, 외국처럼 다 같이 반말하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