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상황에서는 어떨까?
뭐? 고소해!!!! 가 잘 없는 러시아 직장 문화
다른 미국이나 캐나다에 있는 지인들의 얘기를 들었을 때, 러시아인들이 그래도 본인이 속한 공동체를 우선순위에 둔다는 점은,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을 조금 더 수월하게 해 준 건가 생각을 하고는 했다.
‘법대로 해!’ ‘소송 가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는데 (이 역시, 나는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근무한 적이 없어 지인의 경험에 의거한 이야기다) 여긴 어지간해서 그런 일은 잘 없는 분위기다..
사실 러시아에서는 법이 상당히 노동자 우선적으로 되어 있다 보니, 한국인의 시선에선 ‘이런 경우에도 쉴 수 있다고? 이렇게 오래 휴가 갈 수 있다고?’ 싶은 경우가 많다.
물론 깔끔하게 법대로 하는 것이 맞지만, 여러 한국인들이 매니징 하는 한국 회사에선 이를 탐탁지 않게 여겨 간혹 제어를 하는 경우를 보기도 했다.. 처음 그런 걸 접하고 ‘헉 저래도 되나..?’ ‘직원들이 문제 일으키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러시아인들.. 놀랍게도 ‘우리 회사가 그러하다 하면 뭐.. 어쩔 수 없지’ 하고 물러나는 것이었다. 좋은 경우는 아니지만, 그래도 러시아인들이 상당히 공동체를 우선시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 중요한 행사가 있어 초과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에도, 칼같이 ‘전 안 됩니다.’ 하고 가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소위.. 법대로만 하면 사회생활이 불가한 한국 회사생활 문화처럼.. 러시아에도 이런 점이 있었던 것이다. (물론 어느 생활권에서든 법대로 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런 부분들은 개선되어야 할 점이긴 하다..)
“내 일, 너의 일이 어딨 어! “ “여깄 어요”
두 번째로 내가 느낀 점, 이건 한국과는 다소 다른 점이다. 카페나 식당에 가서도 바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인데, 업무 분장이 상당히 명확하다는 점이다.
식당에 가면 앞에서 좌석 안내해 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은 절대로 주문을 받지 않는다. 비록 주문받는 사람이 바쁘고, 좌석 안내해 주는 사람이 놀고 있더라도 말이다.
우리네의 ‘빨리빨리’ 인식 속에서 ‘아니.. 왜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일해?’ ‘손님이 기다리고 있는데, 자기 일 아닌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와서 주문이라도 대신 받아주면 안 되나?’ 싶은데, 러시아인들 마인드엔 안될 일이 아닐까 싶다.
회사에서도 한 러시아인 직원에게 일이 너무 몰려, 다른 업무가 상당히 여유로운 직원에게 이 일 좀 해줄 수 있겠냐고 하면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 내 일‘ 과 ’ 너의 일‘이 아주 명확한 것이다.
고용주나 손님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하지만, 같은 직장인으로서는 다소 부럽기도 한 그런 문화랄까?
다음은, 생활에서 부딪힌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