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나는 '평범한 30대 직장인 여자사람'이다. 다만, 러시아에서의 생활을 시작하며 마냥 무난하게만 지내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러시아어를 시작했던 대학교 1학년때부터 러시아에 ‘엮이기’ 시작했다.
20살 때 러시아어를 처음으로 접하고서, 이 언어에 매료되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언어 중 하나인 이 언어를 나는 아직도 지배하지 못하였지만, 언어만큼이나 러시아는 참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인 나라라는 걸 러시아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자연, 문화예술 등만 보아도 사실 그렇지 않은가.. 그래서 쉽지만은 않았지만 러시아어와 러시아에 대해서 더 배워보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23살이 되던 해, 언어와 이 나라에 대해서 현지에 가야만 더 잘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직접 각 학교 학비를 조사해 여러 대학들에 메일을 뿌렸고, 나에게 유일하게 답장을 해주었던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대학교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1여 년간의 유학생활동안 내 러시아어는 부쩍 늘었다. 그 덕분에 러시아어를 나의 특기로 삼아 일자리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25살, 바라던 회사에 입사를 했고 2021년 회사에서 러시아로 보내준 '덕분에' 꿈꾸던 대로 러시아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끝나려나 싶더니, 2022년 2월 24일 전쟁이 터져버렸다.
러시아에서 일을 한다는 게 나에게 얼마나 설레는 꿈이었는데!! 코로나가 내 발목을 잡더니만 이제는 생각도 못해본 전쟁이라는 놈이 내 발목을 잡다니. 러시아에 가면 '이런 일도 기획해 보아야지' '저런 일도 시도해 보아야지' 했었는데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다 온라인으로 하라고 해서 정말 형식적으로, 나의 업무적인 욕심을 전혀 채우지 못했었는데, 해가 바뀌니 이나라 대통령이 전쟁을 시작하고 러시아를 전 세계의 역적으로 만들어버렸다. 그로 인해 한국을 상대로 러시아와 무엇을 하자고 제안하는 것은 말도 꺼내지 못할 일이 되었다. 그러면서 업무에도 참 많은 지장이 있었고, 경제적·생활적으로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곳에 살면서 말도 안 되는 이 전쟁을 일으키며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 그리고 이런 상황들을 견디지 못하고 사랑하는 고국을 정치인으로 인해 떠나야 하는 이나라 사람들을 보면서는 나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면서 우울감에 빠지기도 했다.
“이 나라와 ‘엮여버렸다'는 표현”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살아본 많은 분들이 러시아는 참 ’ 애증‘의 나라다라고들 하시는데 나에게도 러시아는 딱 그런 관계다.
러시아에 매료되어 이곳에 왔고, 이 나라가 가진 많은 부분을 좋아하지만, 마냥 속 편하게 이 나라를 마냥 사랑할 수 없고,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러시아에서 지낸단 이유로 마냥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또 그렇다고 내 인생에서 떼어낼 수 없는..
‘평범한 30대 직장인 여자사람'
다만 ‘러시아에 엮여버린'.
이게 현재 나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수식어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