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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날 May 17. 2024

반전과 강아지. 할머니와 동전.

        

태연이는 특이하고 예쁜 물건이 많아요.

휴대폰이 저랑 같아요.

폰케이스가 참 특이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폰케이스가 생겼다고 자랑하길래

예전 쓰던 거 안 쓰면 나 주면 어떠냐고 문자로 먼저 물어보니 준다네요.

키키. 태연이가 마음이 예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지만 그렇게 나쁜 애는 아닌 것 같네요.     


사람들은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려해요.     

오빠가 둘에 남동생이 있어요.

오빠는 반상. 반중, 동생은 반하. 제 이름은 반전입니다.

음식을 빨리 많이 먹는다고 친구들이 놀라는데요.

집에서 맛있는 음식을 천천히 먹잖아요. 금방 사라져요. 음식이요. 오빠와 동생이 얼마나 빨리 먹는지요.

어릴 때 여자라고 엄마가 저만 치마를 입히고 머리도 예쁘게 묶어주곤 했어요.

왜 나만 이렇게 입혀주냐고 한 번은 엉엉 엄청 울었어요.

오빠가 놀렸거든요.

혼자만 이상하게 입고 다닌다고.

그다음부터는 오빠와 비슷하게 입고 운동도 같은 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학원에서 칭찬을 많이 받아요. 여자 중에서 이렇게 잘하는 친구는 없다고...

그런데 그 학원에 여자가 저랑 더 어린 여자 애 하나 있는데... 칭찬이 맞는지 모르겠네요.

여하튼 칭찬은 기분 좋아요. 더 열심히 운동해요. 집에 와서도 오빠들이랑.     

5월이 되니 더워지네요.


학교 체육시간입니다.

반 대표 달리기 선수를 뽑는다고 하네요. 남자아이들보다 더 잘 달릴 거예요.

선생님이 기록을 재서 대표할 친구들 이름을 말씀해 주시네요.

“1반에는 반전. 기범이, 해로...... 와, 반전이가 기범이랑 별 차이가 안 나네. 대단한데..”

달리기를 잘하게 된 비법이 있긴 있어요.     

지난주 사건이 하나 있었지요.

동전이네 강아지 덕이 아시지요?

집에서 자전거 타고 학원 가는데 덕이를 만났어요. 좀 놀렸지요.

“덕아 나 따라와 봐라.... 볼 때마다 주인 친구도 몰라보고 멍청한 강아지야!.”

자전거로 씽씽 달렸는데 진짜 정말 너무너무 잘 달려오는 거예요.

더 빨리 씽씽 달리다가 넘어졌는데 강아지 덕이가 너무 가까이 달려오니까 무서운 거 있죠.

사랑하는 자전거에게는 미안하지만 일단 넘어진 자전거는 두고 숨이 차도록 앞만 보고 뛰었어요. 달려오는 덕이의 입이 왜 그리 큰지. 달리면서도 덕이의 이빨도 보이더라고요.

결국 문구점 안으로 들어가서 살았어요.

온몸이 땀인데 얼마나 뛰었는지. 

체육시간에 덕이가 뒤에서 달려온다고 생각하면서 뛰었어요.

동전이에게는 덕이 놀린 거 말 안 했어요. 주인이 들으면 기분 나쁠 테니까요.

그날 물리지 않은 게 다행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는 놀리지 않을 거예요.

심장이 멈추는 것 같았어요.

여러분도 강아지 놀리지 마요. 큰일 날 수 있어요. 저처럼 달리기를 잘해도 말이에요.          

by 빛날 ( 덕이~~ 나 따라와 봐라!)



“동전이 왔어?”

“네~ 할머니!”

“국수 만들어 줄까?”

“네!”

할머니 국수는 정말 맛있어요.

할머니집에 가다가 해로를 만나서 바로 놀이터로 갔었지요. 그래서 할머니 집은 일주일이나 지나서 왔어요.

할머니랑 이야기하면 재미있어요.

옛날이야기도 잘해주시고 맛있는 음식을 잘 만들어 주세요.

종이 접기나 그림도 같이 그리고 색칠도 같이 하지요. 특히 할머니는 바늘이랑 실로 옷도 베개도 척척 만들어요. 옆에 있으면 하나하나 가르쳐주세요. 바느질이라는 걸 해 본 10살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요?

할머니에게 배우기만 하지는 않아요.

저도 가르쳐 드리지요.

휴대폰 사용법도 가르쳐 주고 아이돌 최신 동영상도 같이 봐요.

당연히 아이돌 댄스를 잘하는 제가 직접 시범을 보여주지요.

그럼 얼마나 박수를 신나게 쳐 주시는데요. 제가 최고래요.

콧구멍이 세 개인 거 할머니는 알고 계세요.

어릴 때부터 키워주셨고. 제에게 관심이 많으시니까요.

하늘의 특별한 선물이래요. 할머니도 어렸을 때 콧구멍이 세 개였는데 어른이 되면서 없어졌다고 해요. 정말 다행이지요. 어른되면 없어진다잖아요. 할머니는 다시 세 번째 콧구멍을 찾고 싶대요.

할머니의 할머니도 콧구멍이 세 개였대요! 우리 엄마는 어렸을 때 없었다는데요.

세 번째 콧구멍은 “순수”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거라고.

저는요 순수하지 않아도 되는데요.

할머니랑 함께 있으면 세 번째 콧구멍은 늘 핑크색이에요. 기쁨의 색이지요.

달달한 향을 느껴요. 이런 날이 계속된다면 정말 좋겠어요. 물론 세 번째 콧구멍이 없는 상태에서요.     

“동전, 여기 왔지요?”

엄마가 왔어요. 오늘은 엄마 몰래 잠자리에 드는 게 목표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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