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플라스의 그림책 마지막 거인.
그림책을 펼치면 첫 문장이 시선을 끕니다.
아! 너무도 익숙한 그 목소리가 애절하게 말했습니다.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수다가 많은 저는 뜨끔합니다.
말로 천냥빚 갚는다는데 빚을 갚기보다는
점수를 잃은 적이 있습니다.
기억을 더듬어 봅니다.
말을 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어느 쪽이 많을까요?
말을 재미있게 해서 분위기가 좋습니다.
좋은 점이 소소하게 있다면
잃은 것은 크기가 소소하지 않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적에게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고 했는데
말을 많이 해서 시꺼먼 속내까지 들킵니다.
들키지 말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더 좋았을 텐데요.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실망도 주었습니다.
귀를 열어 들으면 배우는 것이 더 많은데 많은 말은 소비가 됩니다.
에너지가 방전됩니다.
자격증이나 상을 받으면 침묵하는 법 없이 자랑합니다.
뭔가 할 수 있는 기초적인 선을 넘었을 뿐이데 말이지요.
그림책 속, 주인공은 자신을 드러내고 싶은 마음으로
거인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면서
생명의 은인인 거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합니다.
할 말, 안 할 말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며 말해야겠습니다.
침묵은 나도 너도 살리는 언어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눈빛이 말을 대신해 주니까요..
억울함도 서러움도
감사함도 고마움도 눈빛으로 전해보지요.
눈에서 불이 나온다면 눈을 감는 방법으로
침묵을 선택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