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애플은 열매인 과육 부분 껍질이 특이한데, 육각형의 알들이 피보나치수열의 개수로 규칙적인 나선형 구조로 배열되어 있어 신기함을 뿜어낸다. 이 알들은 모양도 제각각이고 올록볼록 입체적이며 기이한 모양을 하고 있어서 세밀하게 그리기에는 어렵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다. 그래서 파인애플도 보태니컬 아티스트들이 오래전부터 많이 그려오던 인기 소재 중 하나이다.
아티스트들이 오래전부터 그려온 파인애플 작품들 (출처 Pinterest)
파인애플을 성공적으로 그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케치 작업이다.
우선, 대상 파인애플의 잎 부분과 과육 부분의 비례를 잡아 구분을 해 놓은 후, 과육 껍질의 육각형 알들이 어떠한 구조로 배열되어 있는지 그 규칙성을 파악하여 선으로 먼저 구획을 지어 그려놓은 후 알들을 하나씩 채워나가면 비교적 빠르고 쉽게 스케치를 할 수 있다.
아래는 스케치하는 모습이다. 과육 부분을 보면 나선이 오른쪽 위에서 왼쪽 아래로, 또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이렇게 두 방향으로 나타나고 그 양방향의 선들이 만나는 선들을 가로로 이은 선이 바로 육각형 알들의 날개처럼 보이는 부분의 윗면을 이은 선이 된다.
파인애플을 스케치하는 모습 (by 까실)
파인애플 스케치..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머리를 쓰지 않으면 손발이 고생한다는 말이 여기서도 통한다. 하하하!
대상 파인애플과 완성된 스케치 (2018. 4. 3. by 까실)
왼쪽은 싱싱할 때 미리 찍어둔 사진이고, 오른쪽은 완성된 스케치이다. (그 위의 스케치하는 모습의 파인애플은 많이 시든 모습인데, 스케치를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걸렸고 화실과 집을 왔다 갔다 하면서 파인애플이 망가지고 시들어서 그렇다. 이래서 꼭 살아있는 식물은 싱싱할 때 사진을 찍어두는 것이 필수!)
스케치는 연필로 이 정도로 아웃라인을 그린 후에 라이트박스 위에 이 스케치를 올려놓고 또 그 위에 그릴 종이를 올려놓고 다시 한번 스케치를 한다.
라이트박스 위에 놓고 색연필로 바로 스케치하는 모습
라이트박스의 빛에 의해 비쳐 보이는 연필 아웃라인을 보면서 그릴 종이 위에는 색연필로 바로 아웃라인을 그렸다. 잎, 과육 각각 주로 채색하게 될 색연필의 색으로 바로 아웃라인을 그린 것이다. (참고로 잎은 earth green, 과육은 olive green으로..)
이 방법은 모든 그림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아웃라인 스케치보다 채색이 더 진하게 들어가는 경우에 무난하다.)
아웃라인 스케치를 끝낸 후에는 전체적으로 초벌 채색을 한 후 계속 레이어링을 해가는 것도 방법이지만 파인애플은 완성하는 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만 같아서 좀 더 지루하지 않게 작업하기 위해 조금씩 완성해가는 방법을 택했다. 스케치를 완성한 날 바로 색연필 채색에 들어갔고 잎들부터 하나씩 그려나갔다.
2018. 4. 3. 색연필 채색 첫째날의 모습
색연필 그림을 그릴 때에는 항상 위쪽부터, 그리고 왼쪽부터 그려나간다. 그래야 먼저 채색한 부분이 그림을 그리는 오른손에 의해 뭉게지거나 번지는 것을방지할 수 있다.(손이 닿는 부분은 다른 종이를 밑에 놓고 작업하는 것도 방법이다.)
잎 부분을 어느 정도 다 채색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알들을 하나씩 채워나갔다. 하루에 3~4알 정도씩 천천히..
2018. 4. 17. 파인애플 잎을 거의 다 그리고 과육 부분을 그리는 과정. by 까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