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이미혜
살아감에 있어서 누구나 겪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의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내어, 어떤 생각을 담느냐에 우리의 삶의 모습과 방향이 달라지곤 한다. 우리는 2020년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맞이하고 난 뒤 우리 삶의 당연하게 여겨왔던 기억은 이제 낯선 추억이 됐다.
아티스트 이미혜의 <Life is...>는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 그리고 관계 속에서 정의되는 사람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우리는 사람마다 품는 마음과 사람이 내뿜는 아우라의 다양함을 알고 있다. 아티스트 이미혜의 작품들은 그만의 따스하고 포근한 감성을 담아낸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보는 이에게 위로를 주는 따스한 마음을 선사한다. 본 전시를 통해 작품 속의 따스한 아우라를 통해 침체되는 자아가 아닌 성숙하여 발돋움하는 자아가 되길 바란다.
삶 속, 여러 역할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야 할 지에 대한 고민을 합니다. 한 사람에 대한 정의는 몇 가지 단어들의 나열로는 부족합니다. 역할과 상황에 따라 끊임없는 변화를 겪고, 관계하는 대상에 따라 그 사람에 대한 정의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다양한 역할을 감당하다 보면 겹겹이 싸인 다양한 모양의 감정선들이 서로 겹쳐집니다. 같은 사람이어도 역할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비치고, 어떤 감정의 옷들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느냐에 따라(내면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성숙되어 갈 것입니다.
외부로부터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영향을 받다 보면, 정화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복잡해진 내면의 감정선들을 단순화하고, 아름다운 순간의 감정들과 선한 의지를 추출하여 캔버스에 담다 보면 어느새, 마음의 저장 공간 또한 정리되는 것을 느낍니다. 그렇게 내면에 꼭 필요한 감정들이 비로소 제 자리를 찾게 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가 원하는 ‘성숙’에 이르게 되길 꿈꿉니다.
Q.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어린 시절부터 일상을 스케치하기 좋아했고, 여전히 그렇습니다. 색과 선으로 표현하는 그림일기를 통해 저의 삶 속에서 찾아내는 배움의 순간과, 놓치기 아까운 순간들의 이야기를 표현하여 관람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함께 행복한 삶을 꿈꾸는 분들에게 휴식과 힐링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Q. 작품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감정들은 기억 속에 저장되는 과정에서 주관화 됩니다. 사물이나 인물의 크기와 색상이 변형되기도 하고, 온도와 냄새 등 순간을 특정하는 느낌들이 시각적으로 단순화되어 남겨집니다.
꿈속에 등장하는 표정 없는 인물들 속에서도 감정을 느끼듯, 세밀한 표정의 묘사 없는, 이미 완성된 저의 작품이 관람객의 또 다른 주관적 완성에 이르게 되기를 바랍니다.
Q. 주로 사용하시는 표현 방법과 스타일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목구비가 없는 여인은 익명인 상태로 저의 자아이자 타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감상자의 관점에서는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대상인 이 인물은 때로는 작품 속에서 여러 명으로 존재하며 내적 자아의 대립과 갈등을 이야기합니다. 때로는 내면의 갈등과 삶의 방향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비현실적 공간 속에 나열하기도 하고, 희미한 기억 속 삶의 장면들을 통해 삶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기억 속 장면들과 내면의 생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채색은 불투명하고 두터우면서도 형태는 평면적이고 색채는 단순합니다. 넓은 면적에 차지하는 인물들을 중심으로 하여 몇 가지의 오브젝트를 통해 기억과 생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표정이 없는 인물들을 통해 감상자의 상상과 기억의 이입을 돕고, 시각적으로 단순한 배경의 표현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합니다.
Q. 가장 애착이 가거나 특별한 작품이 있으신가요?
관계에 관한 시리즈(부부, 육아 등)에 가장 많은 애착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성장한 두 사람이 한 가정을 이루는 일에는 많은 시행착오와 양보가 필요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한 사람만 보고 애착 관계를 형성했다면, 결혼 이후에 생겨나는 많은 관계들(부모, 형제, 태어나는 자녀들) 속에서 서로의 입장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세월 속에 변해가는 서로의 또 다른 모습에도 맞추어 가야 하는 것이 결혼이니까요. 어떻게 하면 함께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 고민들을 담은 작품들이기에 더욱 애착이 갑니다.
또한 <엄마로 사는 것>이라는 작품 이후에 후속작들로 나오고 있는 육아에 관한 장면 시리즈들이 개인적으로는 애정이 가는 작품들입니다. 신께서는 세상의 모든 일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녀를 기르게 하셨다.'는 말처럼,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 대한 고민과 추억을 함축적으로 담은 작업들이어서 저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Q. 대중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누군가 우연히 지나가다 저의 그림을 마주했을 때, 그림 속의 설정과 인물들을 통해 당신의 경험과 삶이 투영되어, 행복을 찾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림 속 표정 없는 인물 표현의 의도대로, 대중이 그림 속에 투영된 의미 속에 스며들어 삶의 방향을 찾고, 잊었던 추억을 발견하여, 현실을 더욱 풍성하게 살게 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