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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쟁이캘리 Feb 04. 2021

진수성찬

말 줄여버린 마음: 빈 말의 의미




진수성찬

/ 담쟁이캘리




오늘도 그대 생각으로
미뤄둔 한 끼 뚝딱 해치웠다


밥 한술 뜨다가도
밥은 잘 먹었는지 뜬구름처럼 떠오른
그대 향한 물음이 입 안 가득 오물거리고


국 대접 푸다가도
옷은 잘 여몄는지 가시지 않는 한파로
그대 향한 걱정에 시간이 후루룩 지난다


찬 한점 집다가도
종일 잘 지냈는지 가닥 없이 뻗히는
그대 향한 마음에 번번이 손길 헛돌아도
사소한 궁금증은 언제고 허기진 적 없다


눈칫밥도 반복되면 말이 줄고
시계도 밥을 안 주면 가다 마는데
부침 없이 흐르는 마음은 늘 배부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밥 먹는 내내 그리움에 애가 달아
펄펄 끓는 열기는 식은 적 없어


넘치던 마음 졸인 적 있어도
그대 생각 굶주린 적 없어
끼니마다 빈틈없이 그대가 부르다


오늘도 그대 생각으로
푸짐한 한 끼 진수성찬이라


매일 똑같은, 그대라는
찬 하나 두고도 밥만 잘 먹더라










談담쟁이캘리

: 이야기하는 글쟁이입니다.

무심코 지나치는 찰나,
별 것 아닌 일상이 별 것이 되는 순간을
에세이와 시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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