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글과그림
실행
신고
라이킷
13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정화
Jan 24. 2022
따뜻한 말 한마디
글이 있는 손그림
지난 1월1일 새벽, 미국에서 뜻밖의 메시지를 받았다. 5,6년전 한 모임에서 만난 적이 있는 남편지인의 아내분으로부터였다.
처음만난 때 의례적인 인사를 나눈 뒤
남편도 나도 그 부부와 따로 소식을 나눈 적이 없으니
생각해보면 스팸같이 걸러졌을 그 메시지에서
그녀는 내 파란문이 있는 꽃그림을 사고싶다고했다.
내 그림실력이 살만한 그림이 못되니,
심지어 미국에서 사서 걸고싶다니 ᆢ그거야말로 명백하게 ᆢ보이스피싱보다 달콤한 거짓말같았지만
그림을 사고싶단 말보다 더 내 가슴을 뛰게 만든건
나와 비슷한 나이의 그녀가 내게
'나이탓인지 어떤것에도 소유욕도 없는데
가끔 내 그림을 보며 작은 행복을 느낀다'고 한 말이었다.
으르렁거리는 호랑이를 눈앞에 둔듯
부침이 많은 올 초, 가끔 그녀와 그 메시지를 생각한다.
미국시간으론 아직 새해를 세시간 앞두었다던 밤, 생판 모르는 한국의 내게 메지지를 보냈을 때의 그녀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평안했었을까.
파란문을 보며 다시 작게 행복했던건가.
아니면 그렇게나 울긋불긋 밝은 색의 꽃그림 속에도
뭔가 드러난 내 갈팡질팡에
따뜻한 말 한마디를 보내주고 싶던 마음인가.
어제밤엔 불면 속에 다시 그림을 그렸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색이 또 밝았다. 아무 계획도 없었는데도 그림속엔 사람과 동물과 새와 꽃과 나무가 같은 하늘밑에 산다.
나처럼 목적없이 살아도 저절로 뭔가 의미가 남으니
꼭 일생이 공수래공수거 만은 아니다.
#손그림 #아크릴물감 #캔버스
keyword
그림일기
메시지
삶
이정화
소속
직업
에세이스트
에세이스트. 코로나 집콕이후 취미로 1일 1그림하며 그림이 있는 글을 씁니다.
구독자
10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12마리의 흰나비가 나는 밤
하늘을 날고있는 사람들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