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틀랜드 쉽독, 셀티 히트. 이호서프에 가면 강아지 히트가 꼬리를 흔들며 마중 나온다. 강릉에 사는 아들이 돌보는 강아지도 셀티다. 이호서프에 갔을 때, 히트를 처음 본 순간, 아들이 돌보는 강아지를 만난 느낌이었다. 털 색깔이 다른데도 강아지로부터 풍겨 나오는 분위기가 같았다. 나는 강아지를 좋아한다. 강아지는 사랑해 주면 그대로 사랑을 준다. 예쁘다고 쓰다듬어 줄 때, 손 끝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이 나에게 그대로 전해진다. 강아지랑 놀아줄 때, 그 밝고 힘찬 힘이 그대로 내 것이 된다.
어떤 날은 강아지랑만 놀고 싶다. 강아지 히트가 놀아달라고 작은 공을 입에 물고 나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공을 손에 잡고 요리조리 들고 장난치다가 멀리 던진다. 히트는 신이 나서 달려가 공을 물고 온다. 또 던져 달라고 내 앞에 쪼그리고 앉는다. 몇 번을 하다 보면 서핑하려던 맘보다 강아지와 놀고 싶은 맘이 더 커지기도 한다. 서핑하러 가기 싫은 날, 강아지 히트가 보고 싶어서 가기도 했다.
서핑 배우러 간 첫날, 처음 대면하는 사람들이 어색하기도 하고 그 상황이 긴장되기도 했다. 그때, 히트가 있어서 얼굴 긴장을 없애 주었다. 히트를 보자마자 나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강아지에게 다가갔다. 자연스럽게 환한 미소를 짓게 해 준 강아지다. 내가 서핑을 배우러 이호서프에 신나게 다닐 수 있었던 동기다. 히트가 없었다면 강사님들 볼 때도 늘 긴장했으리라. 강아지 히트는 내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어색했던 장소에 친숙한 마음으로 매일 찾아다닐 수 있게 해 주었다.
나는 낮에는 직장생활을 한다. 내가 다니는 직장 내 사람들이 나를 만나면 환한 미소가 나오면 좋겠다. 다만 몇 명이라도 나를 만나면 긍정의 힘을 얻기를. 내가 강아지 히트를 만났을 때, 마음이 활짝 열리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