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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18년 12월 26일 수요일 (2018년 8월 30일 폐암수술)

by 수수

아침에 새들의 노래 소리가 쉬지 않고 들린다. 옆에서는 사랑스런 딸이 컴퓨터로 무언가 하고 있다. 멘토역할을 하는 봉사 활동을 하고 싶어서 자기 추천서(소개서)를 쓰고 있다고 한다.


남편은 거실에서 자고 있다. 어제 긴장하고 왔을텐데, 운전도 하고, 오름도 구두신고 올라가고.... 맛있는 식사도 대접해 주고, 집안에서 담배도 피우지 못하니.


딸이랑 남편이랑 할머니 식당에 갔다. 식당에 가기 위해 거문 오름쪽으로 1시간 조금 넘게 걸어갔다. 감사한 것은 남편이 그 긴 거리를 투덜거리지 않고 잘 따라 왔다.


시편 4장 7절: 주께서 내 마음에 두신 기쁨은 그들의 곡식과 새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하니이다.

4장 8절: 내가 평안히 눕고 자기도 하리니 나를 안전히 살게 하시는 이는 오직 여호와이시니이다.


하나님. 남편이 왔다 갔어요. 남편이 담배를 끊기를 원해요. 냄새가 나서 곁에 있을 수가 없어요. 남편이 무엇을 선택할까요?


딸과 함께 남편을 배웅하면서 버스를 놓치게 되어 여러 곳을 들렀다. 예쁜 카페도 보았고, 헌 책방에 들러서 책도 샀다. 앞으로 책을 다 읽으면 이 곳에 와서 사야겠다.

감사하다. 이렇게 다 평안하게 헤어질 수 있게 해주셨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이들이 얼마나 마음 고생했는가? 나의 아픔으로 인해 딸과 아들이 맘고생했을 것을....하나님이 다 갚아주시리라 은혜로.


하나님. 딸과 아들이 요셉과 다니엘처럼 살게 해주세요.


야베스의 기도.

사람에게는 영원한 것이 없다.


남편이 제주도에서 떠나던 날 일기를 쓰면서 떠오른 성경 말씀을 중간에 적었다. 대화를 할 때 욱욱 하는 모습이 있던 남편이어서 긴장했었는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담배는 여전히 피우는 바람에 내 마음이 힘들었다. '남편이 담배를 선택할까? 나의 건강을 위해 담배를 끊을까? 나를 정말 사랑하지 않는구나!' 라는 생각이 힘들게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하나님께 아들과 딸을 위해 늘 기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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