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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담배 연기가 제주도에서도

2018년 12월 25일 화요일(2018년 8월 30일 폐암 수술)

by 수수

크리스마스.

예수님 탄생일이다. 남편이 왔다. 내가 제주도 열방대학에 처음 올 때 모든 것을 다 도와주신 사모님과 목사님 권사님이 계신 제주도에 있는 성결 교회에서 딸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나에게 오신 예수님이 남편에게도 오셨다.

남편은 여전히 담배를 피운다. 담배 냄새가 나를 숨막히게 한다. 남편이 담배를 끊지 않는 한 이제 남편과 함 집에서 살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미리 이 결정을 알려 주어야겠다.


예수님은 사랑이시다.

옆사람의 괴로움을 알고 멈추어 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평생 매일 괴로워하는데도 늘 큰소리 치며 당당하게 괴로움을 주는 담배를 핀다.


하나님. 남편이 담배를 끊으면 남편과 함께 살게요.

저와 남편 아들, 딸 지켜 주세요.

이곳에 함께 있지 않은 아들을 지켜 주소서. 외롭지 않게 해주시고 예수님으로 기뻐하게 해 주세요.

하나님은 선하시고 광대하시고 신실하시고 긍휼하신 하나님.

주여! 우리 가정을 지켜 주소서.

하나님 찬양합니다. 딸과 남편이 서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셨어요.

하나님 찬양합니다. 딸이 많은 기쁨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게 해주셨어요.

하나님 찬양합니다. 남편이 화를 내는 모습을 우리에게 나타내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찬양합니다. 작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지 더욱 알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제가 오직 여호와께만 마음을 의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 찬양합니다. 딸에게도 아들에게도 계속 소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크리스마스날이다. 서울에서 남편이 제주도에 왔다. 잠깐 다니러 오라고 같이 지내고 있던 딸이 말해서 왔다. 그런데 수술 후 담배 냄새를 더 괴로워 하는데도 잠깐 동안도 쉬지 않고 담배를 피는 남편에 대한 신뢰가 더 무너지는 마음이 있었다. 그래도 집주인이 집안에서는 담배를 피면 절대 안된다고 하여 남편은 집안에서는 피지 않았다. 폐암이라서 더욱 담배에 긴장했던 나였다. 그래서 계속하여 담배를 피는 남편이 더욱 원망스러웠었다. 담배를 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 줄을 알면서도 나를 위해서 끊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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