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연 시
잠시 녹았을 때 다 흐르지 못했다
가만히 있었다
도망치지 못한 내가
사람은 제일 아팠던 말을 잊지 않아
꼭 그 말로 다른 이를 찌르고 싶어 해
너는 녹을 때까지 안아보자 했다
서로를 깊숙이 찌르며
온몸이 젖을 때까지
괜찮지? 웃으며 바라보는데
내 손엔 아직 들린 것이 있었다
더 아픈 줄 알았는데 나만 녹지 못했다
가장 다정했던 말들에 제일 깊이 박히더군요.
녹지 못한 채 아직 쥐고 있습니다.
오늘, 첫눈이 왔어요.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을 더 사랑하려고 씁니다. 작게 빛나는 무늬를 펼치는 소라비(小羅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