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동안

아빠의 편지

by 글날 스케치MOON

다정하신 아빠가 나에게 손편지를 써주셨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쓰여진 편지 글귀를 여러번 읽고 읽고 또 읽어 내려가다가

마지막 구절에서는 잠시 마음이 먹먹해진다.


아빠는 이 시를 한자 한자 써내려 가시면서 얼마나 우리 두 딸과 사위들과 손주들을 기다리고 계셨을까.

기다리고 계시다가, 또 기다리셨다가, 기다림이 고되어 전화기를 들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보고싶은 마음에 우리집에도 오시고,

그래서 동생이 살고 있는 집으로도 찾아가셨던 것이었을까

부모님이 주신 그 사랑의 깊이를 내가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만,

내가 자식을 낳고 부모가 되어보니 내 부모의 사랑과 기다림이 어느정도였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고 자만했는지도 모른다.

나도 내 가정을 일구며 살아가기 바빠서 때로는 무심하게 지나쳐버리는 부모님의 사랑,

하지만 두분에게는 나의 무심함이 그간 고된 기다림 중에 한 순간이었을꺼란 생각에 마음이 숙연해진다.


나도 내 아들이 나에게 오기를 늘 기다리고 있다.

오늘도 학교에서 잘 돌아오기를,

친구들과 밖에서 즐겁게 놀다가 집에 잘 돌아오기를,

때로 나와 다투고 나서도 마음 잘 풀고 따뜻한 집으로 돌아오기를,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 별일없이 무탈하게 곁으로 돌아오기를...


내가 내 아이를 기다리듯 내 부모님도 나를 늘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는가보다.

그래서 아빠의 뜨거운 마음을 담은 이 시가 그동안 까맣게 잊었던 아빠의 그리움을 상기하여 지금 내 마음을 뜨겁게 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나의 미세하게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시는 아빠와 엄마에게 설레임을 가득 채워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부모님께서 나의 모든 발자국에 쿵쿵거리시는 동안

내가 두 분.앞에 있는 문을 열고 그 곳으로 들어가 두부께 기다림의 시간을 줄여 들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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