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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May 05. 2018

사무실 공사와 세입자와의 'Deal'을 통한 수익 확대

나가려는 세입자를 잡고, 수익은 더 늘리다

[관련 글 :두 번째 공유사무실 OPEN 임박!송도 공유 사무실 3호점 OPEN]

연수역 앞에 있는 공유 사무실 오픈 때부터 함께 사용하던 분께서 갑자기 다른 사무실로 옮겨야겠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온라인으로 해외 운동 용품을 독점으로 국내에서 팔고 계시는 분인데 해외에서 들여온 물건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재 사무실에서도 창고를 사용하게 계신데 그곳보다 더 넓은 곳이 필요했던 겁니다. 제 임대 수입이 줄어드는 건 둘째치고 워낙 저와 잘 맞고, 저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고 있었기 때문에 이것저것 서로 도움이 많이 됐었기 때문에 너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분명 그분은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연수동 사무실에서는 그런 공간을 제공해 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웠지만 분명 공과 사는 구분해야 했고, 지금 그분이나 저나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에 아쉽지만 각자 길을 가기로 했습니다. 


진심으로 그분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 저는 그분께 제가 아는 부동산을 소개해 드렸고, 사무실도 함께 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생각대로 가격이 맞지 않았습니다. 더 넓은 사무실을 찾자니 월세가 올라가고, 월세를 낮추기 위해 지하를 알아보니 하루 종일 머물며 일하기에는 환경이 열악했는데 가격이 그렇게 싼 것도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속으로는 결국 연수 사무실 때보다는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을 함께 본 그날, 그분이 연수동 사무실에 있는 회의실로 저를 부르셨습니다. 사무실 공간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실게 분명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수동 사무실의 독립 회의실

[DEAL #1]

그분의 요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자리는 사용하지 않고, 이 회의실을 혼자 사용하는 대신 월세를 더 내겠다.


이 회의실은 공용 공간으로 사용 빈도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전체 사무실 평수 대비 넓은 편이라 제 입장에서는 놀고 있는 공간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분 입장에서도 이 정도 공간이면 굳이 다른 곳으로 옮길 필요가 없었고, 부동산을 통해 알아보니 이런 회의실 같은 조건을 구하려면 비용이 만만치가 않았던 겁니다. 그래서 그분이 먼저 적정선에서 제에게 딜을 했던 거고, 제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절했습니다.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사용 빈도가 적지만 어쨌든 기존에 사용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

연수 사무실을 사용하고 계신 다른 분들께 분명 이 회의실은 공용공간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송도에 있는 사무실과 비교해서 연수 사무실이 가진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 독립 회의실입니다.


즉, 저의 수익만 생각하면 거부할 이유가 없는 '딜'이지만 기존에 사용하시는 분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고, 향후 연수 사무실을 사용하기 위해 보러 오시는 분들께 이 곳을 어필할 수 있는 요소 하나가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그분의 딜을 거부한 겁니다.


[고민]

그분의 거래는 거부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그분을 세입자로 잡으면서 수익도 더 올릴 수 있었는데 제가 그분의 거래를 거부함으로써 추가 수익은 물론 매달 그분께 받던 월세마저도 포기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공용공간을 어느 날 갑자기 한 개인의 공간으로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저와 그분만 좋지 다른 사용자 분들께는 못할 짓이니깐요... 거래를 거부한 그 날, 운동을 하면서 그분과 제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생각해봤습니다. 흔히들 윈윈 하는 게 최고라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러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누가 좋으면 분명 다른 누군가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게 정상이니깐요. 그래도 계속 생각하다가 거짓말 같이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DEAL #2]

이번에는 제가 그분께 딜을 했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수 사무실은 크게 회의실, 창고, 작업공간 이렇게 세 개로 나뉘어 있고, 이 중 작업공간에 책상 8개가 있어서 이곳에서 각자 개인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파티션으로 나뉘어 있는 8개의 작업 공간

그런데 이 8개의 작업 공간 말고도 애매한 공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쉴 수 있는 곳으로 파티션으로 나뉘어 있는 공간입니다. 

작업 공간 옆에 파티션으로 나뉘어 있는 휴식 공간

이곳은 냉장고, 수납장, 테이블 등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거의 사용하시는 분이 없습니다. 휴식공간이라고는 하지만 독립된 공간이 아니고 파티션으로만 나뉘어 있어서 옆에 작업하시는 분들을 두고 편히 쉴 수가 없었던 겁니다. 바로 이 공간을 활용하기로 한 겁니다.


공사를 통해 위의 휴식 공간을 독립된 공간으로 만든다.

회의실을 그분 혼자 사용하게 하는 대신 공사비를 저와 분담한다.

공사를 통해 만든 공간을 공용공간으로 사용한다.


그분이 저에게 제안했던 데로 독립 회의실을 그분 혼자 사용하게 합니다. 그리고 월세도 기존보다 더 올릴 겁니다. 하지만 그분이 제시했던 월세보다는 저렴하고, 그 대신 공사비를 일정 부분 부담하게 하는 거였습니다. 그분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었습니다. 당장 공사비가 들고, 회수할 수도 없는 비용이었지만 다른 사무실로 옮기는 비용보다는 훨씬 좋은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월세도 훨씬 저렴하고, 다른 사무실을 계약하면서 발생하는 부동산 수수료나 보증금, 더 높은 월세에 해당하는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옮기는 수고 없이 같은 사무실에서 더 넓고, 더 저렴한 공간을 사용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제 입장에서도 나쁠 게 없습니다. 그분이 나가면서 줄어드는 수익을 잡으면서 월세도 더 올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사 비용도 그 분과 분담하기로 했으니 세 달 정도면 충분히 공사 비용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간을 하나 더 만듦으로써 나중에 활용도가 훨씬 높아지게 됩니다. 개인 공간은 월세를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을 깔끔하게 잘 꾸며 놓는다면 기존 사용자 분들도 불만이 없을 겁니다.


예상대로 그분은 저의 '딜'을 한 번에 받아들였습니다. 당일 날 아는 분을 통해 공사 업체를 찾기까지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간지 하루만인 바로 오늘, 바로 지금 사무실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창문이 없어서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벽의 일부분을 유리로 하였습니다. 공사비용도 계획한 범위였고, 서로 분담하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분이나 저나 공사비용은 충분히 뽑고도 남을 딜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마침 오늘이 어린이날이라 사무실이 있는 건물 전체적으로 사람들이 없어서 공사하기에도 너무 좋은 날이었습니다. 공사가 오늘 오후 2시에 끝난다고 하길래 저는 지금 사무실 옆에 있는 카페에서 이렇게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이슈가 발생하고, 그 이슈를 풀어가는 것이 사업이라고 하던데 정말 요즘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이번 이슈는 정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해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그분의 사정을 알았기 때문에 다른 사무실로 옮겨 간다고 하셨을 때 그럴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고민한 결과, 해결 방법이 없는 게 아니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저 혼자 고민하면서도 방법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그냥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 그분은 이미 연수 사무실에서 마음이 뜬 상태에서 짐 정리를 하고 계셨을 겁니다. 공사하는 모습을 옆에서 잠깐 봤는데 업자 분도 꼼꼼하게 해 주고 계시는 같아 기분이 더 좋네요. 공사가 끝나면 청소를 하고 배치만 잘하면 될 거 같습니다. 이와 관련되어 공유할만한 게 있으면 나중에 또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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