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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soceo Jun 16. 2021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려고 퇴사했지!

꾸준하게 일과 수익을 만들어 내는 교육/세미나

[관련 글 : 강사 입문기, 또 하나의 명함:강사, 처음으로 강의하던 날]


다음 주 월요일부터 최소 한 달, 최대 6개월 동안은 아침 8시 30분까지 홍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한 출판사 사무실로 출근을 해야 됩니다. 당연히 취업을 한 건 아니고, 해당 출판사의 직원 분들을 대상으로 IT 교육을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인원은 15명 정도 예상된다고 했지만, 출판사 대표님의 요청으로 아침 8시 30분부터 교육을 진행하게 되어서 참석 인원이 더 줄거나 어쩌면 교육 진행을 안 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회의실이 작아서 신청 인원을 다 받지 못해서 19명에서 끊었다고 하네요.


대학생이었을 때 과외를 하면서 의도치 않게 내가 잘 아는 걸 남한테 설명하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대학생 내내, 그리고 전역 후에도, 심지어 회사를 다니면서도 기회가 생기면 과외/세미나 형태로 남들에게 제가 아는 걸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일들을 계속했습니다. 퇴사한 지금도 마찬가지인데 코로나 때문에 교육 일은 거의 끊겨서 교육 쪽 일은 여기까지인가 싶었는데 두 달 전부터 문의가 들어오더니 2주일 전에 예전에 저한테 배웠던 분이 다니시는 회사의 IT 교육을 덜컥 맡게 된 겁니다. 


오전 8시 30분부터 두 시간씩, 주 5일 강의를 요청받았는데 출근만 놓고 보면 회사 다닐 때보다 더 타이트한 아침을 보내야 했고, 하루 2시간 수업을 위해 인천에서 홍대까지 매일 출퇴근을 해야 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루에 네 시간씩 주 3일로 역제안을 했지만 매일 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대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수업/세미나를 하면서 알게 된 건 수업을 듣는 분들이 아쉬워서 배우는 분들일 때, 그리고 수강 인원이 적을수록 수업이 더 재미있고, 보람이 있다는 겁니다. 회사에서 오전 8시 30분부터 하는 강의를 듣는 분들은 타의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참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그 강의 자체는 저 혼자 힘들고 위태롭게 떠드는 시간이 될 겁니다. 


이러한 것들을 따졌을 때 평소 같았으면 강의 제안을 거절했을 겁니다. 하지만 좀 더 일로써 접근하기로 했습니다. 강의/세미나 자체를 싫어하는 게 아니고, 참석하시는 분들이 수동적이라 강의가 너무 힘들 수도 있다는 점과 출퇴근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그럼 결국 일이니 돈으로 그러한 점을 보상받고, 포기할 건 포기하기로 한 겁니다. 결국 제 기준에서는 금액을 좀 많이 높여서 견적서를 보냈습니다. 매일 두 시간이 아니고, 하루에 4시간, 혹은 그 이상씩 강의를 해서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그 정도의 견적서를 보내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그 회사에서는 이 부분은 절충이 어렵다고 하니 저는 그 부분을 비용으로 보상받아 보기로 한 겁니다. 며칠 동안 회사에서 연락이 없길래 이렇게 없던 일이 되는구나 싶었는데 저번 주에 진행하자고 연락이 왔고, 결국 진행하기로 된 겁니다.


그때부터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봤습니다. 어차피 제 기준의 적정선보다 비용을 더 받게 되었기 때문에 그 비용으로 회사 근처로 사무실이나 원룸을 구해보려고 했는데 하필 그 시기에 인천에 있는 사무실도 옮겨야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관련 글 : 사무실을 옮겨야 하는 무주택자) 계속 고민을 하다가 일단 인천에서 홍대로 매일 출퇴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무조건 홍대에 원룸/사무실을 새로 계약하려고 했는데 회사 쪽에서 일단 한 달 동안 강의를 진행해 본 후에 연장을 하자는 말도 있었고, 이런저런 상황을 고려해서 최소 한 달 동안은 출퇴근을 하고, 그 사이에 강의 계약 연장, 인천 사무실 이사, 홍대 근처 부동산 조사 등을 하면서 좀 더 고민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쩌면 변곡점?

강의를 한 달만 하고 말면 그나마 덜 하겠지만 만약 연장이 된다면(최대한 연장이 되도록 열심히 해야죠) 좀 많은 것들이 변하거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일단 수업 시간이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이기 때문에 최소 한 달 동안은 그 시간에 주식 거래를 할 수가 없습니다. 주식 거래가 가장 활발한 시간대에 수업을 하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강의 기간이 6개월까지 늘어나면 솔직히 계속 인천에서 출퇴근하는 건 너무 고역일 겁니다. 게다가 서울 사무실도 항상 고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옮기는 게 가장 이상적일 거 같기도 합니다. 


또 지금부터 6개월이면 강의가 끝났을 때는 해가 바뀌어 있을 겁니다. 내년에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퇴사를 해서 사업을 하고, 한 개인으로서 시간이 가는 건 늘 압박입니다. 게다가 강의를 하면서 나쁘지 않은 수익이 발생은 하겠지만 그동안의 저의 다른 일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아침 8시 30분에 강의를 하자고 했을 때 부담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매일 강의를 할 거라면 아예 일찍 해버리는 게 제 시간적인 측면에서는 더욱 유리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아침 일찍 한다는 점이 이 강의를 맡게 된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어차피 잠자고 있었을 시간에 일찍 출근해서 멍 때리고 있을 시간에 수업해버린 후에 제 일을 하면 수익은 늘어나고 제 일도 크게 영향받지 않게 계속 끌고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만 좀 더 부지런해지면 되는 거죠. 그리고 잘 되면 수익도 늘어나고 어쩌면 서울에도 사무실이 하나 생길 수도 있는 거고요. 게다가 기업 상대로 하는 강의이기 때문에 또 다른 기업에 소개를 받을 수도 있고요. 일단 다음 주부터 강의를 하는 건 확정이고, 내 의지로 하기로 한 것이니 나쁘지 않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는 게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상의 시나리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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