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잠긴 듯 흐릿했던 날들이었습니다.
수술 후의 회복은 생각보다 더디었고,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으며,
몸이 아픈 만큼 마음도 주저앉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제때에 맞췄을 연재 일정도,
손에 잡히지 않는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조심스럽게 ‘잠시 쉬겠습니다’라는 안내를 띄우며
마음 한쪽이 무거웠습니다.
글을 기다려주는 독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 기다림에 답하지 못하는 시간이 무거웠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 글에 도착한 작가님의 댓글들.
"작가님 속히 회복하시길 바라요"
"천천히 글 올리세요. 기다릴게요."
"빠른 쾌유기원합니다."
댓글 하나하나가 물아래 스며들듯,
마음 깊숙한 곳까지 닿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몰랐던 것 같아요.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제 글을 기다려주고,
또 저라는 사람의 안부를 궁금해해 주실 거라는 걸요.
그리고 그 사실이 저의 마음에
볕뉘가 되어 비추어주었습니다.
어떤 말로 감사를 전할 수 있을까요.
차마 글을 쓸 수 없던 그 시간 동안,
저는 작가님들의 따뜻한 댓글을 읽으며
마음을 고쳐 세웠습니다.
물론 아직 완전히 괜찮아졌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수술부위가 걸을 때마다 불편한 것도,
쉽게 피로해지는 몸도,
여전히 안개처럼 제 일상을 구겨 넣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 써 나갈 것입니다.
글을 다시 쓴다는 것은
단지 연재를 이어간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삶의 조각을 하나씩 다시 붙여보는 일입니다.
무너졌던 리듬을 다시 맞추고,
흐려졌던 나를 다시 또렷하게 그리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바로 제 글을
기다려주시는 작가님들이 있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을지도 몰라도
다시 걷는다는 사실에 의미를 두고
천천히 걸어보려고 합니다.
오늘도 노트북 앞에 다시 앉아봅니다.
머릿속 안개는 여전히 자욱하지만
그 안에서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으로 작가님들께 마음을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제 글을 좋아해 주셔서,
걱정해 주셔서
기다려주셔서
그 따뜻한 마음이 저에겐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조만간 새로운 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조금 더 단단해진 마음과 한결 진심 어린 문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