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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Jul 10. 2022

7월 10일 명진과 친구들의 하루

약속잡기

어느 단톡방의 대화



성현 : “얘들아, 오늘 너무 덥다.”


민수 : “ㅇㅇ”


성현 : “오늘 꼭 봐야 함?”


현준 : “ㅋㅋㅋㅋ 1년 만에 보는 건데 봐야지. 치맥이나 먹자. 거긴 에어컨 빵빵해”


성현 : “거기까지는 어떻게 가”


현준 : “이 정도도 못 걸으면 출근은 다들 어떻게 하는겨”


명진 : “난 차 타고”


승민 : “아 씨 출근 이야기하지 말라고”


현석 : “난 월요병을 이기기 위해 이미 출근…. 사무실 조아. 에어컨 조아”


현준 : “현석이는 오늘 어차피 못 온다며? 출근 ㅅㄱ”


명진 : “아까 교회 가느라 밖에 나갔다 왔는데 오늘은 도저히 안 되겠다. 그러지 말고 우리 집에서 노는 건 어때?”


성현 : “가야 하는 건 똑같은데 대체 뭐가 달라짐?”


민수 : “ㅇㅇ”


승민 : “오 너네 집? 너네 집이면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성현 : “아 씨. 너 못 온다며. 있던 약속이 장소 바뀌면 갑자기 없어지냐?”


승민 : “야 형이 오는 게 싫으냐? ㅋㅋ”


현준 : “승민이도 올 수 있어? 그럼 명진이 집에서 볼까? 차 가지고 가면 되나?”


명진 : “ㅇㅇ 어설프게 지하철 타고 사람 많은 데 가지 말고 우리 집으로 와라. 양주 깐다.”


성현 : “난 차 없거든요. 그리고 너네 술 마신다며? 대리 부를 거야?”


현준 : “ㅇㅇ 대리 부를거. 성현이 그럼 내가 중간에 픽업해줄까?”


성현 : “명진아 집 주소 좀 불러봐”


[지도]

서울 00구 000로 376, 105동 603호


성현 : “ㅇㅋ 여기면 그냥 택시 타고 갈게. 나 혼자 갈게 현준아.”


현준 : “ㅇㅇ 그럼 시간은 똑같이 5시로 하면 될까?”


명진 : “상관없어. 일찍 오려면 더 일찍 와. 아 올 때 마트에서 뭐 좀 사 오면 좋고. 집 앞에 있음”


현준 : “그래, 그럼. 내가 장 좀 보고 갈게.”


명진 : “땡큐. 그럼 현준이, 성현이, 승민이도 오는 거지?”


5분 후…


명진 : “얘는 또 대답이 없어. 근데 민수는 오는 거?”


민수 : “ㅇㅇ ㄱㄱ ㅋㅋ”


명진 : “성의 좀 있어라. 알았어. 그럼 5시까지 다들 와.”


성현 : “오케요”


현준 : “응. 내가 마트 가서 뭐 필요한 거 없는지 명진이한테 전화할게”


명진 : “ㅇㅇ”


현석 : “다들 재미있게 놀아라. 다음에 보자 명진아.”


명진 : “그래. 일요일에 너도 고생 많다. 다음에 따로 보던가 하자.”


2시간 후…


승민 : “아! 미안 나는 오늘 못 가. 다들 재미있게 놀아”


성현 : “에휴… 그럴 줄 알았다”


승민 : “지랄”


현준 : “이 새끼들은 다 커서도 애들처럼 욕하고 있어. 승민아 그럼 다음에 보자. 나 이제 마트로 들어간다.”


명진 : “ㅇㅇ 내가 바로 전화할게”


성현 : “순대 있으면 순대 좀 사와라”



1시간 후…


성현 : “나 이제 니네 집 앞이다. 현관문 비번 뭐냐?”


명진 : “그냥 603호 벨 눌러. 금방 나갈게.”


민수 : “나고 도차”


명진 : “도착했다는 뜻이지? 너도 벨 눌러”


현준 : “나도 이제 지하 주차장. 다들 차 안 가져왔나 봐? 여기 짐 좀 같이 들어줄 사람”


명진 : “ㅇㅋ 애들이랑 내려갈게”



지하 주차장 


성현 : “뭘 이리 많이 샀어. 어디 MT 가냐?”


현준 : “(큰 박스를 들고 낑낑대며) 왜 이렇게 투덜대지. 빨리 저기 있는 것 좀 들어줘.”


성현 : “(박스를 뒤적거리며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실망한 눈치로) 어? 순대는?”


현준 : “아 맞다.”


명진 :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순대는 따로 시키자. 마트보다 그게 더 맛있어”


민수 : “(성현의 트렁크를 살펴보며) 야야 이것도 들어야 해? 이것도 술인데?”


성현 : “어 그것도 내가 따로 가져온 거야. 너네랑 먹으려고 내가 가져왔지.”


민수 : “내일 너희들 휴가 냈냐. 일요일 저녁에 뭔 술을 이렇게.. 나는 진짜 휴가라서 상관없지만.”


명진 : “수다는 집에 가서 떨고 다 챙겼으면 집에나 어서 가자”



짐을 챙긴 명진은 현관으로 가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친구들은 명진을 따라 들어가 엘리베이터로 이동한다.


성현 : “여기 신축이라더니. 굉장히 좋네. 아파트 맞냐?”


명진 : “내부는 다 똑같아. 엘리베이터 왔다. 어서 타시고요. (명진이 바로 들어가려는데 먼저 내리는 사람이 있어 명진은 오른쪽으로 피한다) 자 빨리 타”


성현 : “엘리 에이터는 안 시원하네. 집에 에어컨은 빵빵하지?”


명진 : “여러분 오신 보람 있게 내가 아주 잘 모실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명진은 오른쪽에 있는 집의 비밀번호를 입력한다. 문이 열리자 시원한 바람이 명진의 친구들을 반겨준다. 오늘 내내 불만을 표하던 성현은 그제야 만족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명진의 집으로 들어간다. 


오후 5시 15분. 명진과 친구들은 오늘 오랜만에 만나 술과 음식을 먹으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서로 툴툴대지만 그만큼 서로를 아끼는 친구들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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