ㅁ브런치 발행 - 놀라움, 뿌듯함, 대견함, 자신감, 만족감 vs 창피, 긴장, 부담, 불안, 걱정 (양가감정 동시발생)
생각
ㅁ문자와 전화 - 역시 세상엔 좋은 분들이 많다. 귀한 인연이니 앞으로도 진심과 진중성 있게 대해야겠다. 힘든 세상에서 다른 건 몰라도 인복이 있는 사람이구나. 정말 감사하다. 코로나가 얼른 끝나서 정말 직접 가서 만나보고 싶다. 뵙고 싶은 분들이 갈수록 늘어가는 행복한 고민이 든다. 뉴스 속 세상은 갈수록 험악해지고 인간성을 상실한 것으로 가득해진다. 하지만 내가 나이 들수록 만나고 알아가는 분들은, 세상에 더없이 좋은 천사들이고, 존경스러운 인품과 인격 부자들이다.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라는 말을 적용해 본다면, 나는 마더 테레사이자 황희 정승이(었어야만한)다.
통화 후 나중에 누나에게 받은 칭찬 문자며, 브런치 구독 그리고 지나간 글에 무수히 쏟아지는 라이킷에 잠시 어안이 벙벙했다. 정말 글이 좋아 눌러주는 것인지, 동생으로서 동료로서 좋게 봐줘서 무조건적인 응원으로 눌러 주는 것인지 몰라서. 누나는 말로는 일단 객관적인 분석과 의견을 전해 주고 (그것도 좋은 말로만), 뒤로도 덮어놓고 좋다며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무조건 내 편이 되어주는 누나이자 동료로서 정말 든든하고 좋다. (다시 만날 그때까지 서로 조금만 더 으쌰! 버텨 보아요)
ㅁ브런치 발행 - 좋아서, 꾸준히, 힘들어도 매일 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는 식의 화두, '꾸준함'에 대한 부단한 실천으로 성취감이 밀려오면서 자신감도 들고, 스스로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겨우 100편의 글로 이 정도 기분을 낸다는 게 다소 민망하지만, 앞으로도 백 단위로 글을 낼 때마다, 그 순간의 감정과 앞으로의 의지를 담아, 글을 따로 써봐야겠다. 글쓰기에 대한 이정표를 삼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동안 써 온 글들이 과연 좋은 글이었는지에 대한 자기 검열과 반성이 드니, 부끄러워졌다. 그렇지만 창피하다고 해서, 발행했던 글들을 굳이 삭제하지는 않으려 한다. 내가 얼마나 발전해 가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과정이 될 테니.
한편, 앞으로 쓸 글의 수준 향상 여부가 불투명하기에, 이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이 든다. 그저 그런 글, 저런 거면 나도 쓰겠다 싶은 글의 수준을 넘고, 나 스스로도 패턴처럼 굳어져 가는 나만의 습관이나 문장력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야 하는데, 고민이다. 나는 일상의 재발견 성격의 에세이 집필에 더욱 마음을 쏟고 싶은데, 사람들의 관심은 여행칼럼 성격의 글에 압도적으로 높다. 물론, 다른 작가분들의 에세이를 읽어 보면, 확연히 수준 차가 있음을 알고, 그분들 또한 그런 필력이 하루아침에 된 게 아님을 알기에, 막연히 부러워할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결론
세상은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보다 반대의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그건 나를 튕겨내는 게 아니라 생각을 틔워주는 만남의 장이다. 그런 중에 마음 맞는 좋은 벗을 아는 건, 세상이 확장되고 우주를 조우하는 엄청난 복이다. 상대만 좋은 자를 찾을 것이 아니라, 나부터가 그에 견줄만한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인간으로 성숙해야겠다.
더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연습, 다독多讀, 다작多作, 다상량多商量. 이 꾸준함은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져야 할 마지노선이다. 여기에,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읽어가며 자신에게 내리는 평가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강박관념을 떨치고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해야겠다. 다시 한번 나 자신에게 쓰면서 말해 본다. 순간순간 조급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그걸 붙잡고 키우지는 말자.
구독 중인 브런치 선배 작가분들, 그리고 출간 작가님들의 좋은 글을 꾸준히 읽으며,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아하!' 하는 '감탄'을 그치지 말아야겠다. 무수히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발견을 거듭하고 그의 것에서 나의 것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축축한 감정에 눌리는 것이 아니라, 따스한 감수성으로 쓰는 나도, 읽는 독자도 함께 여운이 감도는 글을 발간하고 싶다. 그렇게 내 삶을, 그리고 당신의 일상을 채워가고 싶다.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의미는, 그렇게 채우고 나눌 사람을 알아가고 만나는 것에 있다.코로나의 불안함은 여전하지만, 5월의 마지막 주를 용기 있게 두드리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