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차
외로움이 너무나도, 너무나 크게 찾아올 때가 있다.
분명히 나는 잘 살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견딜 수 없는 외로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이건 경험해 본 사람만 알 것이다. 갑작스레 몰려드는 감정의 파도는 다른 생각을 모조리 휩쓸어 버리고, ‘너무 외로워서 그냥 사라져 버리고 싶다’는 충동만 남긴다.
어떻게 보면 ‘외로움 파도’라는 이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고독이 너무 커서 누구라도 붙잡고 싶고, 카카오톡을 열어 아무에게나 메시지가 오길 기대하지만, 그조차 해결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감정이 자주 찾아왔고, 그때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상담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에 집중했는데,
1. 외로움을 인정하기 —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
2. 외로움이 덜 찾아오도록 루틴 만들기
3. 갑작스러운 외로움이 덮쳤을 때 ‘전체를 바라보기’ 연습
오늘은 3번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상담 선생님께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저를 이해하고 사랑해야 한다는 건 알겠어요. 그런데 가끔은 저도 저를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분명 객관적으로는 잘 살고 있는데도, 외로움이 몰려오면 인생이 무의미해지고 내가 가치 없다는 생각에 빠져서 아무것에도 집중이 되지 않아요.”
그러자 선생님은 종이를 꺼내 여러 개의 원을 그렸다.
그분은 ‘나’를 구성하는 요소가 매우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친구, 일, 가족, 취미, 가치관, 읽었던 책들… 이 모든 것이 모여 ‘나’라는 큰 원을 이룬다.
하지만 문제가 생길 때 나는 전체를 보지 못하고, 그 하나에 깊이 몰입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마치 그 문제 안으로 들어가 온 세상이 그것뿐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더 힘들어진다.
그래서 상담 선생님은 ‘전체를 보는 연습’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내 안에서 파도에 대한 비유가 떠올랐다.
파도가 나를 집어삼킨 게 아니야. 내가 파도 속으로 들어간 거야. 바로 옆에는 여전히 육지가 있고, 그 육지엔 내 일상이 그대로 있어
그 파도 속에서 패닉에 빠지지 않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생존 스킬은 다음과 같다.
1. 인지하기
갑자기 외로움이 닥쳤구나—그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대신 이건 언젠가 지나갈 거라는 걸 기억하기 위해 ‘외로움’이 아니라 '외로움 파도'라고 이름 붙인다.
2. 전체를 보는 연습하기
머릿속이 하얘질 때는 생각 대신 시야를 넓힌다. 방 안을 천천히 훑어본다. 침대, 책상, 창문, 시계. 모두 그대로 있다. 파도가 내 일상을 정말로 쓸어 간 게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 산이나 자연도 좋다.
3. 조용히 파도 속에서도 숨 쉬기
가슴을 토닥이며 깊게 들이쉬고, 길게 내쉰다. 필요하면 눈물이 나도 그대로 쏟는다. 울면서 감정을 토해내도 괜찮다. 파도 한가운데서도 숨은 이어진다.
솔직히 말해, 이 스킬이 파도를 단번에 없애주진 않는다. 하지만 그 파도에서 수영하는 법은 알려주는 것 같다. 앞으로도 꾸준히 전체를 보는 연습을 계속 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