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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Mar 12. 2020

행복한 대화가 지칠때....

오리

결혼 생활이 만족스럽고 , 삶이 만족스럽고, 지금 즐기는 것 하나하나가 만족스럽고 감사하다고 늘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늘  배우자와 자식과 주변의 지인들의 미덕과 사랑에 대한 찬가를 늘 입에 달고 사는 사람! 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진심 일 수는 있겠지만
나는 때론
계속되는 대화 속 그 행복한 진심에  도망칠 타이밍을 노린다.



햇살만 계속되는 길을 함께 걸으며  까맣게 그을리는 나의 마음 안에서   때론 어둠이라는 그늘에서 쉬어가고 싶어 진다.

 불평불만만 계속되는 그늘이 계속되는  대화만큼이나
밝은  햇살만 계속되는 대화는 나를 지치게  한다.



 우리가 나누는  대화에도 오르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고 평탄한 평지가 있어.
잠시 헐떡이고 숨 고르기를 하고 그렇게 하늘도 보고  바람도 느끼면서
하는  굴곡진 대화가 나를 건강하게 해  준다.

삶이 너무나 안락하지만 때때로 이유 없이 그 안락이 공허를 만들고  배우자의 사랑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숨 막히기도 한다. 누군가 나에게 너무나 잘 대해줄 때는 불안하기도 한다.  모든 일들이 순조롭지만 내 것이 아닌 것 같고 이 많은걸 누릴자격이 있나 의문도 든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또 있는 그대로를 꿰뚫어보기도 한다.

자신이 가진  무언가를 부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그저 편안하고 긍정적인 생각만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대화는 즐겁지가 않다. 그런 유형의 문학은 밋밋해서   지루 하기까지 하다.



 안락하고 편안한 생활, 긍정적이 생각, 감사하는 마음, 평온한 마음
이런 것들이 내 삶의 목표이자 소망인 이유는 늘 언제나 부수고 갈등하고,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마음 안에서 찾아내는 쉼 같은 것이다.
오르막과  내리막길 사이에 잠시 걷는 길이 안락이요 긍정이요 감사요 평온이다.
늘 평지만 걸으면서  늘 감사요 즐거움이 계속된다면 스스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에는
오르막길 , 내리막길, 꽃향기 날리는 길, 그 길에 비도 오고 바람도
불어   행복한 나!
부족한 나!  지질한 나  여러 명의 나를 만나는 설렘으로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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