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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Jan 29. 2020

프리랜서의 이직

어떤 길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



일이 많을 때도 있고, 적을 때도 있다.

돈을 많이 벌 땐 직장인 월급을 훌쩍 넘기고,

돈을 적게 벌 땐 쫄쫄 굶을 정도다.

일하고 싶을 때 일하면 되고,

일하기 싫으면 일을 거절하면 그만이다.


그러니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불안정한 수입과 불안정한 시간이다.


나는 자유로운 시간 속에 살고 있고, 더불어

나는 불안정한 시간 속에 살고 있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건 부업이었다.

물론 회사에 들어갈 기회는 있었다.

다녔던 회사에 다시 들어갈 뻔한 기회도 있었고, '사람인'에 적어둔 이력서를, 제출하기만 눌렀는데 면접을 보자고 제안한 회사도 있었다.

헤드헌터에게도 연락이 왔다.

내가 다녔던 곳의 경쟁사인데 거기 면접을 보지 않겠냐며.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지는 모른다.

나는 수없이 흔들렸고, 수없이 제자리걸음을 했다.


흔들리지 말던가. 아니면 다시 시작하던가.

나의 불안정한 시간과 수입은 늘 날 나약하게 만들었고, 하고 싶은 일이라는 고집은 말 그대로 고집으로 변하고 있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잠깐 쉬는 시간엔 공부를 하며

지금 쌓고 있는 경력을 더 키워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어찌 보면 미래에 대한 투자인데

나는 좀 다른 곳으로 눈으로 돌렸다.


번역 하나만으론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빈 시간을 채워줄 무언가 찾다.


이왕이면 번역 일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일이면 좋을 것 같다. 번역의 단점...


내가 생각하는 번역의 단점은, 번역은 너무 정적인 작업이라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 내내 워드만 바라본다. 나는 좀 더 활동적이고 동적인 작업을 원했고 어쩌다 보니 여행 칼럼 분야로 눈으로 돌렸다.


처음엔 투잡이었는데

어느새 두 번째 일의 비중이 커졌다.

기회가 기회를 주고, 그 기회가 또 다른 기회를 주었다. 어느새 일의 비중이 확 바뀌었다.




이걸 이직이라고 해야 할까.

하긴. 그래도 여전히 번역을 놓지 않고 있으니

그저 투잡이라고 해야 하는가.


어찌 되었든...

그 말을 하고 싶었다.

한 우물만 파란 건 옛말이라는 거.

삶의 방식은 다양하다는 거.

어찌 되었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선

부가적인 다른 일해야 한다는 것.


이 길이 또 어떤 길로 이어질지는 모른다.

삶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순간순간의 최선이,

순간순간의 기회들을 선사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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