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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비 Mar 22. 2020

코로나 19가 프리랜서에게 미치는 영향



엄마는 조만간 손톱만 한 크기의 휴대폰이 나올 거라고 호언장담했다. 여기엔 버튼이 있는데 그걸 누르면 휴대폰이 촤르르 펼쳐지는 거다. 피식 웃으니,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하는 시대를 누가 상상했겠냐는 말을 덧붙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릴 적 우리가 생각하는 2020년은 날아다니는 자동차, 최첨단 시설로 꾸며진 도시였다. 그런데 지금 우린
마스크 없이 살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코로나 19라는 전염병이 2020년을 집어삼킨 것이다.

코로나 19 전염병이 나도는 2020년.
프리랜서는 어떻게 지날까.

많은 계획이 틀어졌다.



2020년이 되었으니 나도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삶의 방향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커리어의 방향을 좀 더 양질적으로 바꾸는 것이 목표였다.

번역일을 줄이기로 다짐했다. 나무보단 숲을 보기 위해서다. 고만고만한 내 실력, 좀 더 실력을 향상할 때라고 생각했다. 1년간 잠시 쉬며 공부를 더 해보자고.


번역의 틈은 다른 일로 채우면 되니깐. 예를 들어 여행 칼럼이나 시민기자 등 좀 더 많은 글을 쓰고자 다짐했다. 그런 다짐을 무너뜨린 게 이 코로나다.

나갈 수 없는데 어찌 여행칼럼을 쓰고 시민기자 활동을 하겠는가. 공부보단 다시 일에 집중이다. 번역 의뢰, 환영합니다로 모드를 바꿨다.



늘 플랜 B를 세워둬야 하는
프리랜서



<알쓸신잡> 프로그램으로 더 유명해진 김영하 작가님의 언변은 늘 놀랍다. 그 만큼 그의 책도 술술 읽혔다. 저 정도 작가라면 초반부터 탄탄했을 거라고 생각되지만, 모 프로그램에서 그런 말을 했다.

'저도 전업작가가 된 지 10년밖에 안 됩니다. 그전까지는 다른 직업이 있었어요.'

저렇게 유명한 작가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니. 이건 작가에 한정되는 얘기는 아닐 것이다. 프리랜서가 한 직종만으로 '바로' 부자가 되는 건 운이 좋거나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나는 말하고 싶다.

요즘 작가들은 책만 쓰진 않는다. 책의 인기에 힘입어 강의를 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만약 강의만 하는 전업 강사가 지금처럼 전염병이 퍼져서 강의를 하지 못하면 어쩔까.
프리랜서에게 변수는 그 하나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갑자기 거래처가 연락이 없다.
거래처가 망한 것이다. 진짜 망할... 일이 난 거다.
그 거래처만 믿고 다른 일은 거절했는데..
늘 일을 주던 시기가 와도 깜깜무소식..
다행스러운 건 돈을 떼어먹는 사기꾼이 아니라는 점이다. 돈은 들어왔으나 다른 거래처를 찾아야 한다. 막막하다.

혹은 주거래처와의 계약이 종료되었는데,
재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런...!
계속 강조하지만 사기꾼을 만나지 않는걸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일을 했는데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일엔 비수기와 성수기가 존재한다.
바쁠 때나 한가할 때도 일정한 월급이 들어오는
회사원과 달리 많이 벌 땐 의기양양, 못 벌 땐 손을 쪽쪽 빨아야 한다.

언제 어떻게 흥할지, 언제 어떻게 망할지 모르니
늘 플랜 B를 생각해야 하는 게 프리랜서다.

나의 플랜 B는 여행으로 부가수입을 얻는 것이었고, 그것이 영상과 칼럼으로 발전했다.




 코라나 19에도
버티고 있다. 하지만 계속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번역의 정적임을 채우는 동적인 부업이 여행과 시민기자 활동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코로나 19가 터지지 주업으로 어찌어찌 버티고 있다. 지금은 이렇게 버티는데 나의 번역은 성수기와 비수기가 존재한다. 어떤 종류의 번역을 하느냐에 따라 주기가 다른데 내가 받는 번역은 곧 비수기다.

그러니깐 나는 번역 비수기가 오면 부업으로 채우던 빈 시간을, 코로나 때문에  채울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이 시기가 길어지면 나는 또 다른 플랜 B를 세워둬야 한다.


(지금은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많을 것이다.
얼마 전 블로그에 프리랜서와 코로나에 대해
 글을 썼는데 이 글을 보고 몇 분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담소를 나눈 뒤 느낀 건 진짜 어려운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수기가 오면 이 플랜 B를 세우는데 전념할 것이다. 상황을 비관하고 모든 일을 손 놓기엔 이 시간이 아깝다. 좀 더 재정비할 시간을
얻었다고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물론 힘들겠지만.)


우리 곁에는 늘, 플랜 B가 넘쳐난다.
등잔 밑이 어두울 뿐.

Every cloud has a siver lining.
찾아보자. 구름의 실버라이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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