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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심플 Jul 05. 2021

5) 흑룡이 나르샤

이러다 내가 미쳐


남편과 이야기를 잘 풀고 사과까지 받아냈는데도, 여전히 내 안의 뜨거운 감정들은 가라앉을 줄을 몰랐다. 남편이 건드린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으로부터 9년여 전, 작은 부족이 하나 형성될 당시 족장은 작은 용을 한마리 키우고 있었다. 그 용은 족장이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소중한 친구였다.  그런데 새끼용은 마을의 밭을 곧잘 헤집어놓아 말썽을 불러일으키는 존재가 되었다.


 족장은 눈물을 머금고 용과 작별을 고하기로 했다. 마을밖 동굴 깊숙이 넣어 영원히 봉인시켜 버리고 만 것이다.

 그 후로 다시는 마을에 갈등은 일어나지 않고 지금껏 평화가 지속되어 왔다.


 그런데 어느날, 아무것도 모르는 해맑은 용사가 동굴에 들렀다가 말 한마디를 잘못해 9년의 봉인을 해제시켜 버렸다.


그날, 내 안에서 다시 꿈틀 댄 건, "꿈"이라는 이름의 흑룡이었다. 용사여 힘을 내지 마요. 가만히 있어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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