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겨울 미션들을 향하는 중(맘도 일, 이 프로씩 나아가는 중)

by Sri sankar

나는 지금, 나의 겨울 미션들을 하나씩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어제는 대사관 일을 처리하러 서울에 갔다.
오후에 빈 버스를 타고 올라갔고, 일을 마무리하니
딱 퇴근 시간에 부딪힐 것 같았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조금 늦게 돌아가도 괜찮지 않을까?”
그 생각을 붙잡은 채, 그대로 코노로 향했다.

눈과 코가 빨개질 때까지
마음속에 있던 소리를 다 쏟아냈다.
그리고 이상한 감정이 밀려왔다.

피로가 쌓인 근육들이
찜질방의 뜨거운 열을 만나
시원하게 릴랙스 되는 것처럼,

마음도
노래를 부르며 내보낸 뜨거운 숨 속에서
시원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은 늘 가던 카페에 앉았다.
책과 색칠책을 펼쳐 놓고
천천히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요즘은 색을 완벽하게 채우지 않는다.
색 사이에 일부러 빈 공간을 남겨둔다.

그리고 꽃을 칠할 때는
시달린 꽃잎을 꼭 표현한다.

그건 나에게 작은 기호 같은 것이다.
‘완벽하지 않은 나’를 받아들이는 표시.

예쁜 기억과 행복한 조각들만 칠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시달린 감정들까지
같이 품고 살아가겠다는 마음.

그래서 오늘도
시달린 꽃잎을 하나 남겨두고 왔다.

나는 그렇게 하나둘씩,
겨울 미션을 진행하고 있다.

내 안이 회복될 때까지.
내 안이 다시 행복해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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