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여도 하고 싶은 거 하자'
1화 : 엄마의 존재를 증명하는 유일한 길이었던 밥과 설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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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게으름, 나태덩어리, 못남덩어리 아내, 엄마,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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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왜 나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싶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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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 하루라도 어린 오늘, 실행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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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 나는 금수저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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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 어른이 된 후에 변곡점을 만들, 한 웅큼의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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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되면 없던 힘도 생긴다.'
'엄마는 못하는 게 없다.’ 라는 말이 있다.
공감하면서도 공감하지 못하기도 한다. 결혼 전에 삭발을 했었다. 엄마가 된 지금은 삭발을 할 수가 없다. 삭발한 채로 등원, 하원하며 선생님들과 엄마들을 인사할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지금 꼭 삭발을 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결혼 전에는 자랑스러운 성취도, 부끄러운 실패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엄마가 되고 나니 자랑스러운 성취는... '저 엄마는 애들은 제대로 보기나 하는 거야? 애들이 불쌍하네.' 라는 따가운 시선을 미리 느끼고, 부끄러운 실패 역시 우리 아이들의 실패로 이어질까 두렵다.
결혼 전에는 없었던 두려움들이 엄마가 되고 나니 나를 덮쳤다. 실수해도 안 될 것 같고 다른 엄마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야지 우리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리고 내게 생긴 새로운 가족. 시부모님에게도 혹여나 피해가 가지 않을까? 우리 시부모님은 참한 며느리인 줄로만 알고 계실 텐데… 며느리의 활동이 내심 못마땅하시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작년 5월 ‘블로그 글쓰기로 꿈 찾는 법’이라는 강의를 했다. 학교를 다닐 때라서 시부모님께서 아이들을 봐주시고 계실 때였다. 학교에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다니는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래서 우리 며느리 열심히 공부하라고 애들도 봐주는 건데… 며느리가 학교 대신 강의장에서 가서 강의를 한다? 내가 눈에 띄게 뭔가를 보여드리기도 전에 이런 시도들을 해나가고 있는 모습을 보여드릴 용기가 없었다. 어떻게 생각하실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침에 학교에 가는 척 집을 나섰다. 강의장 근처 카페에서 강의준비를 하고 옷을 갈아입고 화장을 했다. 집에 왔을 때 내 손에는 강의 끝나고 지인들로부터 받은 꽃다발과 선물들이 들려 있었다. 학교에서 행사가 있어서 받았다고 둘러댔다. 막상 시부모님은 이런 며느리가 못마땅하기보다 응원해주고 싶으실 수도 있는데… 내가 먼저 두려움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누군가 씌운 두려움보다 내가 스스로 한계 짓는 두려움을 깨는 게… 엄마나, 며느리는 첫 시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