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일기 15화

폭염

250726

by 쓸쓸

덥다. 정말 덥다. 그래도 산책을 하러 나가야 한다. 외출을 할 때 우리의 루틴, 강아지 가방을 앞으로 메고 현관문을 연다. 건물 1층 도착. 우리는 양산을 펼치고 건물을 나섰다. 강아지를 향해 손선풍기를 2단으로 켜고 공원으로 향했다. 햇빛은 양산을 뚫지 못했지만 열기는 우리를 감쌌다.


공원까지는 약 3분, 입구는 네 곳이다. 해는 공원의 절반 정도 들어오는데 지난겨울에는 눈이 녹은 쪽을 걸어 다녔고, 이번 여름에는 그늘 아래에 주로 있었다.


얼마 전까진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오면 시원했는데 더위가 방안까지 점령했다. 진짜 더워졌다. 강아지 발을 닦고 에어컨을 켰다. 선풍기는 강아지 쪽을 향해 틀어 놓는다. 강아지 밥과 영양제를 주니 쪼꼬미가 잘 먹었다. 뿌듯했다.


냉동실에 있던 멸균 우유를 꺼냈다. 깡깡 얼어있는 우유팩을 가위로 열심히 자른다. 몇 분 동안 사투. 드디어 개봉! 그릇에 담는다. 같이 얼려둔 망고와 큐브 치즈도 꺼내 원하는 만큼 듬뿍 담았다. 딱딱하게 얼어있는 새하얀 우유를 숟가락으로 깨서 한 입, 그새 말랑해진 노란 망고 한 입, 쫀득하고 하얀 치즈 한 입. 번갈아가며 먹는다. 차츰 시원해지더니 춥기까지 하다. 세상 춥다. 에어컨은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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