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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구와 방법에 집착 중이진 않나요?

마음을 열고 바라볼 때입니다.

by 시혼

프로젝트 관리를 내가 당장 시작해야 한다면 무엇을 먼저 준비해야 할까요? 이전의 저는 관리의 용도로 사용되었던 도구에 더 집중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Jira나 Monday.com, Asana, Trello 같은 여러 관리 도구를 잘 활용하고 이를 통해 진행 상황을 잘 확인하면 되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다고 생각한 이유는 첫 번째 회사에서 Jira를 사용하여 나의 일감을 잘 정리해야 한다고 배웠고 실제로도 그걸 활용해 프로젝트 진행 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각 팀이 서로 협업하고 작업의 목록을 공유

2. 진행하고 있는 일감들의 간트 차트화 및 각각의 타임라인 시각화

3. 팀원의 리소스 관리

4. 진행 및 성과에 대한 보고 및 분석

이런 기능적인 요소를 잘 활용하면 회사는 비용과 인적 자원 및 시간 등의 요소를 절감할 수 있고 진행 상황의 보고를 통해 다음 동일한 작업 전,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이점등이 생기게 됩니다. 저는 이 기능을 크게 공감했고 그렇기에 이 도구들을 잘 사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리고 이직한 회사에서 Jira를 동일하게 사용하고 이를 활용하려 했지만 제가 사용하던 형태로 활용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험한 과거의 좋은 사례를 알려주고 싶었기에 이전 회사에서의 프로세스를 적용하고자 Jira의 활용을 더 강조하며 그 방식을 학습되게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다르게 느꼈습니다. 제가 도입하고자 하는 방식은 사람들의 움직임을 더디게 하고 있었고 혹자는 일을 하는데 더 짐이 된다는 표현까지도 전달받았습니다. 일을 할 시간을 관리 도구를 사용하는 시간이 잡아먹고 있다면서 말입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checklist-2077020_1280.jpg 확인해야 할 것은 참 많습니다.

심사숙고 끝에 제가 내린 결론은 저는 수행하려는 목적보다 방법에 더 치중한 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사용하는 이유는 당연히 관리를 잘하고 싶어서입니다. 그런데 관리를 잘하기 위해서 관리 도구를 꼭 사용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관리 도구는 오히려 지원해 주고 도움을 주는 하나의 장치일 뿐, 이를 꼭 사용한다고 해서 관리가 아름답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꼭 프로젝트 관리 도구를 사용해야만 결과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전통적인 오피스 도구나 때로는 메모장에 적어가며 이를 잘 알려주기만 해도 큰 문제는 없을 수 있습니다. 도구를 선택하는 것은 하나의 방법일 뿐, 중요한 것은 관리가 잘되게끔 분위기를 형성하고 문화를 구축해 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관리를 잘하고 싶은 목적이 있다면 우선 조직의 형태와 우리에게 꼭 맞는 그리고 바로 적용해야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시도해봐야 합니다. 다른 조직에서 사용되던 방법이 우리 조직에서 잘 되리라는 법은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모두가 다르듯, 서로 다른 인간이 모여 있는 조직도 결국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한 곳에서 잘 작용한 방법이라고 한들 그 방법이 다른 공간에서도 잘 적용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더 겪고 생각하는 것은 프로젝트 관리는 매번 새로운 팀원들과 일을 하면서 그 환경이 바뀌고 문화가 매번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한쪽에서 적용하던 방식이 새로운 곳에서는 잘 적용되지 않기도 하며 이전에는 강점이었던 부분이 다른 쪽에서는 오히려 짐이 돼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한쪽에만 치우치지 않는 다양한 방법을 적용하며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매번 똑같지 않다는 점에서는 참 매력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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