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람은 날카롭지 않게
비바람은 매섭지 않게
바람의 옷을 걸치고
산책 나온 9월의 미소처럼
부드러운 내일이 오게 하소서
낙엽은 바람의 왈츠를 타고
나뭇가지들은 휘파람을 부는 날
피어오르는 불안의 씨앗들은
경쾌한 9월의 노래 속에
먼지처럼 날아가게 하소서
웅크리고 걸어가는 작은 어깨에
용기만을 메고 가기를
오랜 시간과의 약속을 의심치 말고
드높은 9월 햇살 아래
두려움은 두고 가게 하소서
자신을 믿었고
자신을 사랑하는
그리하여 더없이 좋은 계절이
우리의 9월이었다고
고운 마음 지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