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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병묵 Jan 27. 2022

후반전 교체 투입 선수 턴어라운드 리더

사업과 조직을 회생시키는 턴어라운드 리더

Falling down is not a failure. Failure comes when you stay where you have fallen.   - Socrates


Right people with the right strategy at the right time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40% 이상이 영업손실 또는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비용도 지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에서 밀리는 지루한 제품, 비효율적 프로세스, 공식적 팀워크보다 비공식적인 정치 중심의 조직, 도전을 회피하는 문화, 책임지지 않는 관리자 등 복합문제로 성장을 견인하던 경쟁우위가 소실된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사업과 조직인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구성원들의 변화의지를 모아 도전 목표를 공유하고, 사업과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혁신활동으로 경쟁우위를 단기간에 회복해야 한다.  변화, 도전, 혁신의 턴어라운드 관리는 후반전 지고 있는 축구경기에서 교체 선수 투입과 전략의 변화처럼 빠르고 집중력 있게 진행해야 한다.  감독 역할을 하는 이사회나 최고경영진은 최적 시간(Right Time)에 턴어라운드 리더를 선수(Right People)로 투입하고 전략의 변화(Right Stragegy)를 도모해야 한다.

   

기업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사업이다.(이자보상비율 1 미만 사업, ICR: Interest Coverage Rate)  추가적 파이낸싱으로 이자비용을 지불한다고 해도 역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조직은 역할과 책임이 명확한 분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팀워크를 통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존재하는데, 역할과 책임이 모호해지면 분업의 바통이 떨어져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구성원 간 공식적 연결이 약해지고 정치를 기반으로 한 비공식 연결이 강해지면 팀워크의 시너지는 사라진다.  분업의 효과와 팀워크가 무너지고 목표 달성보다 정치가 중요해진 조직은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조직이다. 교체 투입 선수 턴어라운드 리더는 기존 사업과 조직을 정상화시키는 동점골과 신사업을 시딩(Seeding)하는 역전골로 팀을 다음 라운드로 진출시켜야 한다.   


턴어라운드(Turnaround)는 우호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갑작스럽고 예상치 못한 변화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업경영에서는 실적 부진의 적자상태에서 사업과 조직의 구조조정(Restructuring)을 통해 미래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적자가 지속되는 사업, 팀워크가 무너진 조직은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골든타임이 지나면 자발적인 변화는 불가능해지고 운명은 채권단이나 다른 기업의 손에 넘어간다.  턴어라운드 리더에게는 시간이 최고의 제약 조건이다.  감독은 교체 투입 선수를 중심으로 전략과 팀을 재정비하고, 턴어라운드 리더에 대한 절대적인 신임과 권한위임을 통해서 리더가 빠르고 전략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부여해야 한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남다른 승부근성을 가지고 패배를 예감하고 있는 선수들을 독려하며 잔여 시간 안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만들어 내야 한다.   


교체 선수가 투입되었다고 팀의 포메이션만 바뀌어서는 안 된다.  지치고 패배의식에 젖은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변화(Change) 해야 한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빠른 움직임으로 솔선수범을 보이면서 파이팅을 외치고 역전에 대한 투지와 도전의식(Challenge)을 선수들과 공유한다.  기존 수비라인을 재정비하여 추가 실점을 막고, 새로운 공격 루트를 만들면서 팀의 운영체계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재정비한다.  실패에 굴하지 않는 정교한 노력은 결국 멋진 골(Product, Service, & Process Innovation)을 만들게 된다.  턴어라운드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변화의 과정이다.  턴어라운드 프로젝트 후원자(Project Sponsor), 턴어라운드 리더, 그리고 구성원들이 목표와 전략과제를 공유하는 도전 과정이다.  그리고 도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과정이다.


턴어라운드 리더,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일하는가


턴어라운드 리더는 기존 사업과 신사업의 두 바퀴를 제한된 시간 내에 정상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비효율적이고 비정상적인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는 내부 운영시스템부터 조기에 정상화시켜야 한다.  시간을 초과하면 바퀴가 이탈하거나 마지막 힘을 내 수레를 끌던 사람들이 지쳐 주저앉을 수 있다.  구성원, 고객, 파트너 등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는 대화와 토론, 그리고 개선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열정을 발산해야 한다.  또한 턴어라운드 리더는 현장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면서 내부 운영체계를 합리적이고 공식적으로 정상화하기 위한 차가운 머리와 빠른 의사결정 능력이 필요하다.  잘 굴러가고 있는 수레는 탄력을 가지고 쉽게 움직이지만, 멈춘 수레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열정과 이성으로 무장한 강한 턴어라운드 리더가 필요하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생산, 품질, 영업, 재무, HR 등 경영 전반의 지식과 경험에 기반한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운영의 속도와 질을 개선한다.  구성원들의 마음을 변화시켜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게 만드는 변화관리 활동은 신속한 의사결정이 핵심이다.  실천과 변화가 없는 대화는 구성원들의 불신을 가중시킨다.  사업과 조직이라는 큰 틀에서 대화를 통해 구성원들이 막혔다고 생각하는 곳을 찾아내고, 토론을 통해 신속하게 뚫어야 한다.  턴어라운드 관리 초반에 과감한 의사결정으로 이루어내는 작은 성과들은 혁신활동의 원동력이 된다.  최고의 의사결정을 목표로 하기보다 빠른 의사결정, 독단적인 판단보다 구성원들과 합의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창고비만 축내는 부실재고를 매각하고, 현장의 불편함을 즉각 개선하고, 조직개편으로 인재를 등용하는 신속한 의사결정은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올린다.


후반 추가시간 동안 동점골과 역전골을 만들기 위해서 투입된 교체 선수 턴어라운드 리더는 필드에서 전권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턴어라운드 프로젝트 후원자(Project Sponsor) 합의된 목표와 시간 속에서 턴어라운드 리더에게 권한을 과감하게 위임(Empowerment) 해야 한다.  사람과 예산에 대한 권한이 없는 리더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는 있어도 빠른 실행을 통해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필자가 다수의 기업 인수합병 이후 통합과정(PMI, Post-merger integration)에서 턴어라운드 리더로 성공할 수 있었던 출발점은 최고경영자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이었다.  지식과 경험, 그리고 열정이 검증된 턴어라운드 리더라면, 소통채널과 방식이 합의되었다면 후원자는 무한의 신뢰를 통해서 의사결정 권한을 위임해야 한다.  위임받은 권한의 크기는 곧 책임의 크기이고, 책임의 크기는 성공의 크기이다.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사업과 조직은 핵심 이해관계자 그룹인 고객, 내부 구성원, 파트너들과 크고 작은 갈등관계가 존재한다.  고객 클레임 처리 시간, 내부 조직 간 불합리한 역할과 책임, 공급업자에 대한 대금 지불조건 등 핵심적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소통의 부재나 지연으로 인한 감정적 응어리가 이미 뭉쳐져 있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고객과 회사, 생산팀과 품질팀, 회사와 협력사 사이에서 이해 관심사를 조정해야 한다.  모호하거나 비합리적인 프로세스를 의사결정을 통해 과감히 개선하고, 사람이 아닌 프로세스 중심의 운영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진실한 대화를 통해 이해 관심사를 둘러싸고 있는 파괴적 감정을 해소시키면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는 1단계 변화관리 과정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한 리더의 갈등 해결력은 신뢰의 원천이다. 


턴어라운드 관리의 2단계는 변화에 동참하려는 구성원들의 마음을 모아 공동의 도전 목표를 수립하여 공유하는 과정이다.  도전 과정에서는 정당한 절차와 구성원들의 실질적 참여를 통해 공동의 목표를 만들어 내는 민주적 리더십 기반의 퍼실리테이션 능력이 필요하다.  일련의 워크숍, 전략회의, 그룹코칭, 팀빌딩, 목표 합의 미팅(CM, Consensus meeting)등을 통해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현재의 상황을 공유하고 토론을 통해 해결책을 탐색하며, 공동의 목표와 전략을 만들고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턴어라운드 리더는 퍼실리테이션 역량을 발휘하여 변화 관리로 모아진 구성원의 마음에 도전적 목표 공유를 통해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대화와 분석으로 문제점과 지향점을 발견했다면 퍼실리테이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목표와 전략으로 구체화하고 구성원들과 공유하기를 권한다.  


공유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행 과정에서 창의적인 시도와 작은 실패들이 용인되고 자연스럽게 축적될 수 있어야 한다.  실패가 성공으로 가는 학습과정으로 인식되면 실패가 지식으로 축적되고, 학습이 임계점을 넘으면 돌파(Breakthrough)가 발생하여 혁신이 이루어진다.  제품도, 서비스도, 그리고 프로세스도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실패의 진인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는 리더의 끈질긴 문제해결력이 필요하다.  턴어라운드 리더에게 문제를 분석하여 원인을 찾고 솔루션을 찾아가는 문제해결력은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의 밑바탕이다.  오감과 육감, 그리고 전략적 직관이나 철학적 직관을 활용한 리더의 문제해결력은 조직 내 축적과 학습의 밀도를 높이고, 돌파의 시간을 앞당기는 역할을 한다.  구성원들은 리더의 문제해결 과정을 지켜보면서 의사결정의 기본적인 원칙과 혁신의 방향을 학습한다.  턴어라운드가 필요한 위기상황과 도전 목표에 이어 실행 전략을 전파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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