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가득 머무는 뜨거운 인스턴트커피의 온기
얼굴에 스치는 가을바람의 상쾌한 손길
코끝에 맴도는 풀과 나무들의 몸짓
숲에서 앞서 느끼는 성큼 다가온 가을
노르스름하게 번지는 잎사귀가 내 어깨를 스치고
그루터기에 잠시 앉아 그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어느새 새들의 울림이 우리 사이 배경음악이 되고
대화의 시작은 경청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가만히 너희의 손길 몸짓 울림을
고스란히 대가를 바라지 않는 너희의 온정을
나는 이 가을 아침 자연의 지혜로 가득한 이곳에서
한껏 적셔진다
하얗게 은빛 가루의 은총을 받은 노인
그의 시선은 대지를 향하고 있고
그의 손에는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들이 한 움큼
환경을 사랑하는 것은 용기의 문제
나는 손에 든 종이컵을 꼭 쥐고 다짐만
지혜의 숲이라 그런가
환경을 사랑하는 은총 입은 노인의 라디오 소리
‘모비딕은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
자연을 사랑하고 문학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곳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는 이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