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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나마스떼 Oct 20. 2024

나에게 명상이란

다능

안녕하세요 현아 님!


명상에 대한 경험, 일들에 대해 일주일 동안 곰곰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제가 왜 명상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맞벌이 부모님 아래에서 친할머니 손에 자랐어요.


세 살 터울 언니와 할머니와 셋이 밥도 먹고 놀러도 가고 지냈는데 언니가 맏이여서 할머니 사랑을 많이 받아왔어요. 언니는 압구정에 지나가면 명함을 받을 정도로 너무 예뻤고, 외가와 친가 통틀어 처음 가져본 손녀여서 그런지 눈길이 언니한테 많이 갔었어요.


그래서 저는 어떤 상황이든 그다음 순이였기 때문에 항상 기다리고 이해하는 것이 익숙했었어요. 제가 동생이지만 항상 양보하고, 갖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으면서 지내오면서 ‘내가 내 존재만으로 사랑받을 수 있나.’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는 시절이 길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그래서 제가 ‘참고 기다리고 수용하는’ 하타요가를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제 성향과 많이 닮아있으니까요.  


그리고 저는 초등학생 시절 전체를 첼로라는 악기를 배우며 지내왔어요. 학교 끝나고 첼로연습 후 집에 귀가했던 그 6년이란 시간 동안의 제 인생에는 첼로와 저 이렇게 둘이었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음악학원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너무 좋아서 중학교 때부턴 첼로를 그만두고 실용음악을 가르치는 노래학원을 쫓아다니며 지내왔는데 부모님이 굉장히 싫어하셨어요.


제가 클래식음악을 하다가 대중가요음악을 한다고 하니 속상하셨겠지요. 그런 부모님의 심한 반대에 저항하다 사춘기에 접어드니 나쁜 친구들이랑도 어울리고 술도 마시고 늦게까지 친구들이랑 노는 일탈에 빠졌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때 아빠가 절 바로잡아 보겠다고 저에게 여러 번 폭력을 휘두르셨는데, 제가 어느 날은 눈에 큰 멍이 든 채 학교를 간 거예요. 담임선생님께서는 반친구들에게 제가 눈병이 낫다고 하며 안대를 껴주셨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많이 놀라셨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부모님께 따로 연락을 해주셨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날 집에 돌아오니 아빠가 울면서 저에게 "미안하다." 사과를 하시더라고요. 아빠가 저에게 처음으로 사과하셨던 그날 이후 저는 어떤 일을 저지르더라도 다시 맞아본 적이 없어요.     


요가와 명상을 하며 차츰차츰 저 자신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그때의 아빠를 이해하고 아빠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지면서 저의 과거 상처들이 많이 치유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시 “명상”에 대해 얘기를 꺼내보면,

명상시간은 제가 저 스스로를 이해하고 바라봐주고 아껴주게 만들어주는 시간인 것 같아요.

    

처음 요가원에서 명상과정을 들었을 때,

걷기 명상시간 중에 매트에서 걷고 또 걷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는 거예요.


명상을 접하기 전엔 사실은 매일 제 자신을 자책하며 살아왔는데, 저 스스로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주고 '스스로를 바라봐주는 순간'이 많아지니 가장 이것을 바라왔던 사람처럼 제 속 안에서 고여왔던 힘듦, 아픔들이 꺼내어지는 것 같았어요.


그동안은 저 혼자 있는 시간조차도 저 스스로를 잘 돌봐주지 못했었고, 내 속마음은 어떤지, 내가 지금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내가 그런 걸 해도 되는 사람인지를 스스로 의심하고 참아오면서 지내왔는데, 내가 나를 위해서 무언가를 진심으로 하는 것이 아마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리고 명상을 하면서 제가 사랑을 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그 관계를 바로 끝내버리는 습관이 있다는 것도 알았고요.


그 이후로도 명상을 계속해오면서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하루 짧게 10분, 길게 20분의 명상이 쌓이다 보니, 명상을 왜 해야 하는지, 명상이 나에게 어떻게 이로운지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어요.


명상을 하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바라봐줄 수 있어요. 많은 생각들이 지나간 자리에 제가 정말 원하는 것들이 보이기도 하고요.


명상을 통해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게 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나 자신을 아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은 생각들이 거치고 지나간 자리에 숨으로 가득 채워진 고요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면, 그때 비로소 마음이 따뜻해지고 평온한 기분이 들잖아요.


그 상태를 넓혀가다 보면 삶에서도 그러한 상태를 자주 접하게 되고, 삶에서도 '본연의 나'로서 더 나은 선택, 행복하고 평온한 나로 돌아오는 순간을 많이 반복하게 되는 것, 그게 명상을 통한 이로움인 것 같아요.      




참.. 글을 쓰면서 제가 명상을 통해 생각하고 자리 잡은 것들이 정리되는 느낌이네요.      


언제나 전 제가 오래 아파왔던 부분들이 요가와 명상을 통해 치유받은 만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 바람 하나예요.     


삶은 유한하잖아요.

저는 인연이라는 것도 믿고 가 조금 힘들어도 제 옆에 제 주변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매일 생각하는 것 같아요. 내가 내일 죽는다면, 바로 1분 뒤 죽는다면 난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요.

      

제 친구 중에 함께도 살아보고 얘기도 많이 나누는 친구가 있어요. 저보다 어린 친구인데 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왜 필라테스 강사직업을 좋아하고 있는지 모르겠어. 너무 즐거워."라고 말하니, "언니 1:1 수업하는 거지? 내가 볼 때, 언니 성향엔 누군갈 직접적으로 도와준다는 게 너무 행복하게 느껴질 것 같아."라고 하더라고요. 그 얘기를 듣고 다시 저를 돌아보니, 저는 저의 성향과 제가 가진 저만의 도구를 통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고 싶은 것 같아요.


결론을 내려보자면,

명상은 저에게 온전히 그 시간 동안 '내가 나를 돌보아 줄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예요.

그리고 그것을 통해 제가 누군가에게 '기다리고 인내하도록' 돕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기도 하고요.


현아 님께 제 답이 조금이라도 명상을 시작하시거나 이어나가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요가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너무나 능력이 많으신 나현 님!


요가를 통해 더 나은 선택을 하게 해 준 경험, 혹은 일상에서도 고요하고 차분하게 머문 적이 있으실까요?

요가를 통해 삶을 잘 영위하게 되신 인상적인 경험이 있다면 말해주실 수 있을까요?      




[사진 : 황현아 作,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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