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비추면 늘 따라오는 너
멀어지면 더 길게 나를 쫓아
어디든 함께하지만 모른 척해
나는 너를 몰랐다 믿고 싶었어
앞에서 웃고, 뒤에서는 숨고
모양도 없고, 소리도 없지만
네가 없으면 내가 아닌 것 같아
이젠 너와 놀아주는 것도 지겨워
그림자야, 같이 춤추지 않을래?
나만 따라오는 건 재미없잖아
서로를 베끼다 닮아버린 우리는
빛과 어둠 속에 숨겨진 비밀
너는 내가 만들어낸 허상일까
아니면 내가 네가 되는 걸까
끝없이 이어진 너와 나의 춤
어디로 가든 결국 같은 자리
그림자야, 어차피 함께라면
나도 너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빛이 사라져도 너는 남겠지
그때도 우린 춤추고 있을 거야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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