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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by 별하


누가 돌보지 않아도
피는 꽃이 있소

햇살보다 바람을 더 오래 품고
비보다 그늘을 먼저 익히는 꽃
누구의 눈길도 기다리지 않은 채
묵묵히 거기 서 있더이다

나는 그 꽃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 돌아섰지요
마음 한편이
괜히 조용해졌으니까

세상에 피지 말라 한 자리가 있다면
그대는 그곳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래
아팠을 것이오

그대가 들꽃이라면
나는 아무도 찾지 않는 길가에서
한 번쯤
다녀갔던 사람이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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