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신입생을 위해 마지막까지 가지를 잡고 있던 벚꽃

나의 학교 생활도 이랬을까 - 마지막까지 가지를 잡고 있던 벚꽃

by Ain

중간고사도 지났고, 전체 엠티, 동기 엠티까지 다 다녀오고 나니, 4월이 정말 금방 갔다. 4월에 마지막을 알리듯 벚꽃도 거의 다 져가고 있었다. 피는 벚꽃을 보면서도 빨리 지길 바랬지만, 지금은 지는 벚꽃에서도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벚꽃보다는 함께 할 수 있는 데에 더 큰 즐거움이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나는 미팅에서 만난 친구와 마지막 벚꽃을 보러 약속을 잡았고, 그 날이 다가왔다.


대학교에서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 할 정도로, 중간고사 준비기간이자, 과제가 제일 많은 그 기간에 벚꽃은 꿈처럼 우리 앞에 존재한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나고 '이제 놀아야지' 할 때 즈음에 벚꽃이 지기 시작한다. (솔직히 말하면, 벚꽃은 거의 다 져가는 상황이었지만, 그녀와 만날 요소를 만들어야 했기에 한 변명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석촌호수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다행히도 벚꽃은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고 있었고, 마지막의 마지막이었던 그 분홍색의 꽃을 함께 볼 수 있었다. (누가 보면, 벚꽃을 처음 보는 줄 알겠지만, 나의 고등학교 등굣길에 가로수들은 모두 벚꽃이었다. 역시 누구와 보는지가 중요하다.)


그렇게 걸으며 벚꽃을 보며, 미팅이 끝나고 다시 만난 오늘까지 있었던 그 짧았던 시간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친구에 대해 더욱 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술자리에서 만났던 순간과 둘이 있을 때의 모습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다. 나는 그 친구의 웃는 모습에 반했고, 지금도 계속 웃으며 밝은 모습에 설레었다. 그 친구는 나의 어떤 모습에 호감을 가졌을지 모르겠다. 그렇기에 그때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그녀는 모르는 나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노력했다.


길을 거닐며 이야기하고, 잠시 앉아 이야기도 하고, 카페로 들어가 이야기도 하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그녀의 한결같은 모습에 설레었고, 순수함이라는 그녀의 새로운 모습에 더욱 감정을 숨길 수가 없었다.


우리의 이야기는 끊기지 않았다. 무슨 말을 할까, 10가지의 레퍼토리를 가져간 나의 노력이 무색하게, 그녀는 나의 대화에 맞춰주었으며, 나도 그녀의 대화에 맞춰갔다. 그렇게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래서일까. 금방 허기가 져서, 카페를 나와 저녁을 먹으러 향하였다.


가는 길목에도 벚꽃이 마지막까지 힘을 내고 있었고, 떨어지는 벚꽃 잎들 또한 하나의 꽃길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더욱 설렘을 만들었고, 가는 내내 그녀의 미소가 더 이뻐 보였다. 그 미소만 보며 걷다 보니, 미리 예약해놓은 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장소는 역시, 그 당시 데이트의 트렌드였던 파스타집.)


나는 아직도 거기서 먹었던 빠네를 잊을 수 없다. 까르보나라를 좋아했던 나와 같이 그녀도 좋아했고, 그녀는 나에게 빠네를 권했다. 나는 무슨 음식인지도 몰랐지만, 그녀가 좋아하기에 나도 좋다며 빠네를 시켰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리조또도 시켰다.


둘 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기에 새로웠고, 그녀가 추천해준 음식이기에 특별했으며, 그녀와 함께 먹었기에 더욱 맛있었다.


그녀와의 저녁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헤어져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아있었으나,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그 자리 이후, 그녀와 둘이 처음 만나는 자리였고, 이 둘만의 시간에서 나의 모습이 그녀에게 맞았는지 확실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나는 용기를 내었다. 저번처럼 용기 없는 사람으로 남고 싶지 않았다.


피곤하냐고, 맥주 한잔 하지 않겠느냐고, 그 말을 뱉는데, 마치 고백하는 순간처럼 내 마음은 거세게 요동칠 뿐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대답을 듣기까지의 시간, 1초가 1분 같다는 느낌을 처음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녀는 '괜찮다'라고, 이야기했고 심장이 내려앉았다. 그러나 바로 이어서, '안 피곤하다고 맥주 한잔 더 하자'는 말에 기분은 저 바닥에서 하늘까지 솟구쳐 올랐다. 오늘까지 매달려 있어 준 벚꽃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했다.


그렇게 우리는 간단하게 맥주도 한잔 더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갔고, 자연스럽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었다. 그다음 데이트에서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고, 우리는 다가온 축제 시즌이었기에, 서로의 축제 자리에 친구들을 대동하며, 또다시 만나기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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