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잔잔한 발라드가 좋아요
이 모든 게 사는 일에 휘청 거릴 때마다
그러니까 거의 모든 순간 읽고 쓰고 생각하며
일어난 변화다 동료들과 삶을 말로 풀어내고
말을 글로 엮어보고 글로 삶을 궁구 하며
생겨난 삶의 마법이다
딱 이만큼이다 생의 모든 계기가 그렇듯이
사실 글을 쓴다고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런데 전부 달라진다 삶이 더 나빠지지는 않고 있다는 느낌에 빠지며 더 나빠져도 위엄을
잃지 않을 수 있게 되고 매 순간 마주하는
존재에 감응하려 애쓰는 '삶의 옹호자'가
된다는 면에서 그렇다.
삶이란 '타자에게 빚진 삶'의 줄임말이고
나의 경험이란 '나를 아는 모든 나와 나를
모르는 모든 나의 합작품'인 것이다
누구도 삶의 사적 소유를 주장할 수 없다는
사실과 경험의 코뮨적 구성 원리를 인식한다면
'경험의 고갈'이라는 난감한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