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이 목요일인 이유.
우리 모두에게는 숨을 쉴 공간, 쉴 시간이 필요합니다.
독서모임이 목요일인 이유.
심야 책방은 목요일이다. 요일을 두고 참 고민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편하게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고, 어떤 날이 계속 참여를 할 수 있는지도 고려되었다. 우선 평일에 할지, 주말에 할지도 고민이 되었다. 주말은 빠르게 탈락했다. 약속이 잦기도 하고, 주말에는 종교 활동을 해야 하니 지속적인 활동이 어려우리라 예상되었다.
월요일은 어떨까? 월요일은 일주일을 견딘 커피문고 대표가 쉬는 날이라 제외했다. 직장인에게도 휴식이 기다려지 듯, 자영업을 하는 이들 모두도 쉬는 일이 참 기다려진다. 그날에는 평소에 하지 못한 일을 처리하기 급급하고, 멍하니 쉬는 일만으로도 바쁘다. 고민을 하다 우연히 만난 기사가 하나다.
요일별 안녕지수와 스트레스 지수를 적어둔 글이다. 가장 힘든 요일이 월요일과 목요일이라 한다. 월요일이 힘든 이유는 관성 때문이 아닐까? 짧은 주말 (실제로 주말은 이틀이고, 주중은 오일이다. 실제로 짧다). 몸도 마음도 쉬는 관성이 붙어 멈춰 있다가, 다시 힘을 내어 가야 하는 월요일. 멈춰 있던 비행기가 이륙할 때, 소모되는 연료가 순항할 때 연료에 비해 3배가 많이 소요된다고 하니, 사람도 다르지 않으리라. 월요인의 안녕지수는 낮고, 스트레스 지수는 높아진다.
목요일도 힘들다. 순항을 하며 에너지 소모가 줄어들고, 관성으로 일을 해간다. 소모량은 줄지만, 소모는 여전하다. 에너지가 거의 없다고 깜빡거리고, 주말이라는 도착지는 아직 멀어 보인다. 줄어든 연료통을 보며 불안하기도 하고, 속도가 점점 줄어들기도 한다.
독서모임이 목요일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회사에서 일을 자신의 일처럼 해 자아실현을 이루는 분들이 있다. 그분들은 그분대로 참 멋지다. 멋지게 비행하고 창공을 날아간다. 많은 직장인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을 회사에 헌납하고 생활비를 벌어온다. 자신을 지워내고 일로 채워간다. 독서모임을 목요일로 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지워진 자신을 찾고, 책이라는 연료를 채우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책 읽기는 저자와의 대화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와의 대화다. 저자가 남긴 질문, 저자가 이끌어간 곳에서 느낀 나를 돌아보는 순간이다. 질문과 답을 하며 잃어버린 자신을 찾는다. 또, 직장에서 지고 온 고민을 독서모임을 위해 들어와 내려놓는 기회가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마음을 돌보는 시간이 되길 바랐다.
선택의 결과는 어떨까? 같은 구성원으로 모임이 6개월 차에 들어갔다. 주말은 아득히 멀고, 자신의 연료통이 빈 채로 독서모임에 오신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일들을 꺼내 놓으신다. 걱정하는 마음을 담아 모임원을 위로하고, 당신은 잘하고 있다고 말을 건넨다. 힘겨운 순간에도 읽어 내린 책에서 나온 멋진 문장을 나눠 서로의 연료통을 채워주기도 한다. 하루를 견뎌내는 문장이 일주일 동안 힘을 주기도 한다.
목요일이라는 안녕지수는 땅으로 떨어지고, 스트레스 지수는 끝을 모르고 올라간다. 목요일 독서모임은 그들에게 중간 기착지가 되어 가고 있을까? 저자와 대화하고, 책친구들 소통하며 지워진 자신을 다시 그리고 있을까? 힘든 짐을 내려놓고, 멋진 문장 와 사유를 연료통으로 채워 나갈까? 독서모임으로 알지 못한 나를 찾았고, 가벼운 마음과 가득 찬 연료통을 가져간다.
책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곳곳에서 하고 있는 독서모임에서는 그 순간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 드리고 있을까? 비어 가는 연료통을 채우러 가는 목요일을 오늘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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