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근육을 키우는 헬스장: 독서모임.
질문 근육을 키우는 방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아시아나 유럽이나 질문이 참 중요하다. 요즘에 와서 질문의 중요성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바로 쳇 GPT 때문이다. 질문만 잘하면 방대한 자료에서 딱 맞는 답을 알려주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한동안 쳇 GPT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질문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다.
학교를 다니던 때, 질문을 하면 특이한 녀석으로 낙인찍힌다. 긴 기간 동안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지식을 머리에 꾹꾹 눌러 넣기에 바빴다. 질문 따위는 접어두었다. 대학에 가면 바뀌었을까? 아니다. 거기서도 여전히, 질문보다는 듣기만 하며 주어진 지식을 머리에 집어넣기 바쁘다. 잘 넣은 이들만이 높은 학점을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몇 개의 수업은 질문을 강제했다. 피했다. 할 줄도 모르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질문하는 일을 훈련받고, 고민을 시작한 때는 대학원에 가서다.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하기 위해 고심했다. 깊은 생각 끝에 나온 질 물 하나는 1년 동안의 연구 주제가 되기도 했다. 논문을 읽으며 어떤 질문이 연구의 시작점이 되었는지 살펴봤다. 반복되니 내 연구의 질문이 되어 파생연구를 만들어냈다.
세계에서 인정하는 명문대는 질문과 답을 하며 수업을 한다. 물론 교수 한 명에게 할당된 학생이 적으니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참 부럽다. 좋은 질문 하나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경험이 있는 그들은 질문을 교육 한가운데로 들인 듯하다.
질문은 참 중요하다. 질문을 하기 척박한 이곳에서도 질문을 기가 막히게 잘하는 분들이 있다. 이야기에 맥을 짚어 중심을 찾아내는 질문,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짚어주는 질문, 생각하게 하는 풍성한 질문. 내 곁에도 있다. 독서모임 책친구 들이다. 그들과 있으니, 나도 질문하는 힘이 조금은 강해졌다.
질문 근육.
몸에도 마음에도 근육이 있듯, 질문을 하는 근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으로 질문하는 힘을 길러내고, 근육을 키워낼 수 있을까?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독서모임이 질문 근육을 키우는 헬스장처럼 보인다.
질문 근육을 키우는 헬스장: 독서모임.
근육을 키우기 위해선는 유산소와 근육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 질문 근육도 마찬가지 아닐까? 첫 번째는 책 읽기, 두 번째는 듣기, 마지막이 질문하기라 생각한다. 책 읽기와 듣기는 타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다. 그들이 어떤 의도로, 어떤 맥락으로, 어떤 논리로 이야기하는지 알아가는 단계다. 자주 듣고, 자주 읽으면 핵심을 찾아내는 일이 수월해진다. 유산소가 아닐까? 지방이라는 수식어를 걷어내고 핵심을 찾아내는 일이니 말이다.
다음은 근육을 키우는 일이다. 질문을 해야 한다. 충분한 유산소를 했다면, 나에게는 핵심이 있다. 그 핵심으로 질문을 하는 일이 바로 질문 근육을 키우는 일이다. 때로는 말하는 이도 생각하지 못한 질문을 할 수 있다. 가끔은 잘못된 핵심으로 논리에서 벗어난 질문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해야 한다. 그래야 질문 근육이 커진다. 다만, 질문을 받는 이를 위한 세심함 배려가 있어야 한다. 이는 정확한 자세로 근육 운동을 해야 하는 의미와 닿는다. 잘못된 자세는 자신을 다치게 한다는 점을 기억하며, 질문을 해야 한다.
마지막은 반복이다. 근육은 단박에 붙지 않는다. 반복만이 살길이다. 거기다, 어떤 질문이라도 받아줄 책 친구가 있는 독서모임이라면, 이보다 좋은 곳이 없다. 오늘도 나는 질문 근육을 키우는 헬스장으로 들어간다. 어떤 질문이라도 받아줄 책친구들이 있는 그곳으로 간다. 나를 반기는 책 친구가 고맙다.
"어서 오세요. 심야 질문 헬스장입니다."
한 줄 요약: 질문 근육을 키우는 독서모임이 참 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