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로드 vs 창작의 날씨 vs 투비컨티뉴드
대(大) 창작 시대이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 자신의 콘텐츠만 있다면,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아 '떡상'으로 삶이 변화하기까지 한다. 유튜브가 가장 극적이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내면 유명세와 함께 돈이 들어온다.
창작 시대가 되어 가장 중요해진 것은 바로 '원천 IP(지식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이다. 글로 만든 세상이 그림과 만나 웹툰이 된다. 잘 만들어진 웹툰은 영화와 드라마의 콘티가 되어 OTT 서비스에 걸려 세계로 뻗어나가기도 한다. 창작하는 모든 것들이 재산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소설을 쓰고 있다. 매일 에세이를 쓰며 느끼는 답답함을 소설로 해소되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매주 쓰고 독서모임 책친구들에게 수줍게 보여주고 있다. 쓰다 보니, 쌓이고 쌓이다 보니 공개하고 싶었다.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피드백을 받고 싶기도 하고,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브런치 스토리에서 소설을 연재하려다 생각을 거뒀다. 지금까지 에세이로 나를 찾아 주신 분들이 내가 쓴 소설을 보고 에세이와 착각하지 않을까,라는 걱정 한 조각도 있고, 생각하던 글이 아닌 장르가 나오는 일에 불편해하실까,라는 생각도 한 조각 있었다.
둘러보기로 했다. 거기다 오래도록 글벗으로 함께해 오고 있는 작가님의 글 <브런치를 멈추고 둘러본 글쓰기 시장>을 보고 본격적으로 탐구를 했다. 눈에 들어온 플랫폼 3곳이다.
1. 밀리로드
우선 글 작성을 위해 밀리의 서재를 구독할 필요는 없다. 다만, 글을 작성하고 업로드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하다. 브런치 북을 만들고 연재하는 것처럼 되어 있다. 제목과 부제 그리고 작품 소개부터 작성해야 한다. 다음에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표지를 선택과 작품을 추천하는 부분을 지적해 주면 된다. 지금의 브런치 스토리 북과 무척 유사하다.
밀리로드에서는 밀어주리 라는 시스템이 있다. 독자는 한 달에 5번 밀어주기를 쓸 수 있는 제한된 추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이벤트로 한 달에 한번 상위 10등까지 원고료로 10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또, 밀어주기가 1천 개가 넘으면 밀리의 서재 전자책으로 연재하게 되며, 반응이 좋으면 모기업인 KT에서 종이책과 영상화를 추진한다고 한다.
월간 TOP 10을 살펴볼까? 1등은 당당히 부동산이다. 분류를 해보면 경제경영 1편, 자기 계발 1편, 인문 2편, 과학 1편, 에세이 5편이다. 아쉽게도 소설은 한 편도 없다. 이번주 인기 작품으로 가면 밀어주기를 받은 순서대로 정렬되어 있고, 새로 고침을 하면 이제 성장하는 소설을 볼 수 도 있다.
경제경영 (지려주는 부동산 기본서)
자기 계발 (괜찮아, 먹어도 돼,)
인문 (참을 수 없는 프랑스문학의 즐거움, 허규형의 마음상담소)
과학 (과학 하지 않는 당신이 알면 좋은 과학)
에세이 (김대호의 사진 일기, I형 인간의 독서연습, 회사 동료들과 출근한 김에 유럽 여행, 자존감 천재, 우리는 일주일에 한 번 출근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 완성된 콘셉트로 시작할 수 있는 장점.
- 전자책을 소비하는 분들이 가볍게 접근할 수 있음.
* 2022년 자료 기준 회원 550만 명, 서비스 구독자 91만 명.
구독자 연령 분포 (20대 30.5%, 30대 29.4%, 40대 20.7%, 50대 11.8%)
- 소설이 TOP 10에 없는 것으로 소설을 읽으시는 분이 없지 않을까 라는 추정.
2. 창작의 날씨
교보문고에서 만든 글쓰기 플랫폼이다. 일반 문학과 웹소설을 아우르는 웹문학을 만드는 마당이 되겠다고 한다. 밀리로드처럼 작품명, 작품소개, 표지를 선택하고, 작품 분류와 장르를 선택해야 한다. 이용 연령과 댓글을 제한할 수 있다.
특별한 점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다. 소설, 에세이, 시. 원하는 분야를 볼 수 있다. 우선 누군가 소설 카테고리로 들어왔다면, 오직 그 분야만을 읽으러 들어오신 분들이라 할 수 있다. 관심을 가지고 들어왔으니, 진지하게 해당 카테고리를 진지하게 읽을 가능성이 높다.
창작의 날씨 카테고리
다음은 별점질문과 창작 리포트다. 숫자로 분석하기를 좋아하는 탓일까?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다. 내 글을 보고 읽어주시는 분들이 캐릭터는 어떤지, 플롯은 어떤지, 배경은 어떤지 체크와 별점을 줄 수 있다. 결과를 리포트로 보고 내가 어디가 부족한지 짐작하고, 다음 작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말로 해주는 정성적인 피드백과 숫자로 보이는 정량적인 피드백을 모두 알 수 있다. 거기다, 글쓰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1:1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창작의 날씨 분석 리포트
다만, 교보문고 아이디로 로그인은 할 수 없고, 글 쓰는 부분이 무척 간단하다. 브런치 스토리도 간단해 오직 글로 승부를 보는 기분이라면, 여기는 간단함을 넘어서 부족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또, 거대한 온라인 매장인 교보문고에서 창작의 날씨를 찾아오는 것도 쉽지만은 않는 점이 아쉽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 완성된 콘셉트로 시작할 수 있는 장점.
- 피드백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장점.
- 시를 쓰시는 분들만을 위한 장소가 있다는 장점.
- 거대한 온라인 서점과 연계가 원활하게 되지 않았다는 단점.
3. 투비컨티뉴드
알라딘에서 시작한 글쓰기 플랫폼인 투비컨티뉴드에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바로 정산 시스템이다. 조회수당 30원, 최대 2 억원이 모두 소진될 때까지 해준다. 거기다 독자에게도 응원을 하는 만큼 10원씩 월 6천 원의 알라딘 적립금으로 돌려준다고 한다.
거기다, 글을 쓰는 중간에 '유료' 선을 그을 수도 있다. 더 보고 싶으면 돈을 지불해야 하는 형식이다. 글은 브런치 스토리처럼 글을 발행하고 시리즈로 묶을 수 있다. 투비컨티뉴드에서는 '노트'라는 방식으로 발행을 하고, 시리즈로 묶는다. 로그인도 알라딘에서 바로 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브런치 스토리 피드처럼 글이 정리되고, 인기순, 응원순으로 정렬을 할 수도 있다. 인기순은 '내부 기준으로 주기적으로 한다'라는 애매모호한 말이 붙어 있고, 응원순은 무료 응원과 유료 응원을 받아 점수를 매겨 등수를 선정한다고 한다(물론 유로 응원에 높은 가중치가 되어 있다고 한다). 투비 웹소설, 투비 로맨스 웹소설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해 홍보하고 있다. 다른 플랫폼과는 다르게 웹툰도 보인다. 커뮤니티 기능을 따로 분리해 자기 글을 홍보하기도 하고, 문제가 있는 점을 알리기도 한다. 다만 지금 인기노트에는 소설이 없고, 에세이와 투비컨티뉴드에서 모신 작가님 그들이 제일 앞에 놓여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 유연하게 소설을 업로드할 수 있다는 장점.
- 소설이 다른 분야에 밀려 있는 느낌.
- 글을 쓰면 돈으로 즉각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
- 거대한 온라인 서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음.
내 조건은 아래와 같다.
- 초단편으로 연재하며 다양한 이야기를 쓴다.
- 매주 1편 이상을 연재한다.
- 가끔 단기 프로젝트로 단편을 쓴다.
밀리로드는 전자책으로 가는 길이 환하지만, 소설이 주목받지 않은 곳.
창작의 날씨는 정량정 정성적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좋지만, 거대 온라인 서점과는 서걱거리며 연결되는 곳.
투비컨티뉴드는 빠르게 수익으로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소설보다는 다른 장르가 주목받고 있는 곳.
아직 플랫폼을 오래도록 써보지 않고, 기본적인 구동과 관찰을 통해 분석을 했다. 무척 얕은 분석이다. 내 조건에 맞는 곳을 선정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짧은 고민의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고민은 또 다른 분석으로 나오리라 생각된다. 어디에서 독자님들을 기다려야 할까?
어디서 써야하나, 그것이 문제로다.
덧붙임 1
혹시 새로운 장르로 진출하신다면 무엇을 쓰고 싶으신가요?
덧붙임 2
에세이는 다른 어디 보다 브런치 스토리에서 연재하는 일이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