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아침 일찍 여명과 함께
태양을 꺼내 안고 오늘을 시작한다.
그렇게 오늘이 내일이 되고
찬란한 하늘 새털 구름너머
희망으로 떠오른다.
나는 오늘 내일의 희망을
욕심대로 품어 볼 수는 있으나
내 뜻대로 이루어지진 않는다.
늦은 오후 노을과 함께
태양을 구겨 넣고 오늘을 마감한다.
그렇게 오늘이 어제가 되고
허름한 주점 한 켠 창고에
추억으로 멀어진다.
나는 오늘 어제의 추억을
이리저리 곱씹어 볼 수는 있으나
내 멋대로 각색할 수는 없다.
어제는 이미 흘러간 강물이고
내일은 당연치 않은 선물이다.
그렇게 주어진 오늘,
바로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은
희망과 환상, 추억과 망각 사이에서
매 순간 선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