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중계를 보다가,
영구 동토지역 툰드라에 숲이 형성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다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 상황을 보다가
문뜩 홍익인간(弘益人間)이 떠올랐습니다.
학창시절엔 참 많이 들었었는데, 요즈음은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홍익인간의 의미는 “널리 인간의 세계를 이롭게 함.”입니다. 이는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 신화에 나오는 말로 단군의 건국이념이자, 대한민국 정치, 교육, 문화의 최고 이념입니다. 실제 대한민국 교육 기본법에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교육기본법 3.1.1 교육이념 제2조
교육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 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陶冶)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함으로써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人類共榮)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처럼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삼고 있으면서, 요즘은 왜 홍익인간 소리를 듣기가 어려운걸까요? 아마도 신자유주의의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악전고투 하다 보니, 나 이외의 인간 세상을 배려할 여유가 없어져 버린 것이겠지요. 이처럼 너도 나도 자신의 자유만을 외치고, 주장하다 보니 여기저기서 갑질이 난무하고, 심지어 묻지 마 살인도, 무자비한 전쟁도 서슴지 않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일까요?
사실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부모의 도움과 사랑을 받으며 자랍니다. 특히 생후 2년여까지는 부모 또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의 도움과 사랑에 전적으로 의지하며 성장합니다. 이를 통해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자아상에 이타심을 기반으로 한 소속감(이타심, 사랑)을 형성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뇌 형성 초기단계까지 소속감을 기반으로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하며 성장하는 과정에 이기심과 자율성을 형성하며 성장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인간에게 요구되는 소속감과 자율성을 형성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속감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6백만 년 전부터 인류 생존기간의 90% 이상을 사회 집단화로 사냥, 식량, 육아에 성공한 선조들의 DNA를 물려받았습니다. 우리는 소속감을 기반으로 주변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입니다. 잠시 무책임한 자유의 고삐가 풀려 날뛰고 있을 뿐입니다. 이제 날뛰는 자유의 고삐를 부여잡고 소속감과 조화를 이루어야 할 때입니다.
<사진> 태극기 출처 : 네이버
태극은 조화를 상징합니다. 음양의 조화, 세상과의 조화, 사람과 사람의 조화 말입니다. 바로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의 이념을 실천하자는 조화와 평화의 세계관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세계관을 국기에 내건 나라는 내가 알기로 대한민국, 우리 민족이 유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자유와 소속감이 조화를 이루도록 나서야 할 때입니다. 우리가 홍익인간을 찾아나서야 하는 이유입니다. 모든 인간들이 각각 자신의 자유를 극대화하고, 무책임한 권리만 주장하면 서로 부딪히고 충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사회가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로 빨려 들어가 지금 보다도 더욱 각박한 세상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웃 간 분쟁도, 나라간 전쟁도, 기후위기도 모두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난파선을 고쳐야 항해가 가능하고, 이웃과 자연을 생각하고 배려해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과의 조화이고 홍익인간의 사회입니다.
사실 자신의 자유를 부여잡고 이웃과 세상에 배려하고 조화를 이루며 산다는 것이 쉽지 많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민족이 어떤 민족입니까? 단군의 후예 아닙니까? 단군의 어머니는 환웅의 말에 따라 무려 100일 동안 햇빛을 보지 않고 쑥과 마늘만 먹고 버텨내어 사람이 된 곰 이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지만, 단군신화의 100일은 런던대학의 실험결과인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 새로 들인 습관이 불편하지 않게 자리 잡을 때까지 걸리는 기간의 평균”과 일치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의 삶에서 소속감을 회복하고 세상과 조화를 이루는 삶으로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00일 이상의 노력과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단군의 후예이고, 그래서 은근과 끈기, 인내심은 우리 민족의 상징입니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홍익인간을 다시 찾아 나섭시다. 우리들과 우리들이 사는 세상을 이롭게 하도록 가치관을 재정립 합시다. 그래서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행복하게 사는 공동선의 삶을 만들어 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