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나른한 어느 봄날
아른거리는 아지랑이처럼
꽃밭에서 너울대는 나비와
내가 어물쩍 들랑거리다 보니
어느새 선유도의 하늘에
아련한 노을이 가득하다.
아직 뜨거운 어느 가을날
깊게 고개 숙인 벼이삭처럼
눈물도 웃음도 추억에 묻어두고
여전히 채우고 싶은 마음 열어
여물어가는 씨앗하나 내려놓으니
사그라지는 노을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