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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강가에서 14화

겨울의 명복을 빈다.

by 이성룡

겨울의 명복을 빈다.


이성룡


봄이 온다.

길가에 아기 녹색들이 기지개를 켜고

버드나무에 새순이 돋고

냇물이 노래를 부르고

만물이 생명의 춤을 추며

봄이 오고 있다.


겨울이 죽는다.

그 매섭고 몸서리나게 싫었던

겨울이 죽어간다.

생각해 보니

동트기 전 마른나무의 눈꽃도

온 세상을 순백의 왕국으로 만든

겨울이 예쁠 때도 있었다.


가을이 올 때도 그랬다.

여름이 죽는 것을 모르는 체했다.

생명의 봄을 맞이하면서

겨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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