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룡
사고가 났다.
뜻밖에, 갑자기 순간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엎질러져 버렸다.
사고는 찰나이고 돌연이다.
불운에, 밀려오는 후회에
분노의 희생양에도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고
일상으로의 회복은
생각보다 훨씬 길다.
사고는 바람이자 물이다.
기도에, 매달리는 행운에
결벽의 방어망에도
얼룩처럼 시나브로 스며들고
때론 태풍이나 홍수처럼
존재 자체를 휩쓸어 버린다.
사고는 삶이다.
영원한 죽음의 평화에는
사고 따위는 없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삶은
대책 없이 벌어져 버린 사고를
어떻게 대응 하느냐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