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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사탕 Oct 12. 2024

단순한 열정

    

 

감독  다니엘 아르비드

각본 원작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제작  데이빗 시온

촬영  파스칼 그라넬

제작사  펠레아스 필름(Les Films Pelléas)

수입사  진진

배급사  피라미드 디스트리뷰션(Pyramide Distribution) 진진

개봉일  2023년 2월 1일

화면비  1.85:1

상영 시간  98분

상영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아니 에르노는 40년생이니까 올해, 84세다.

  그의 소설은 자전소설, 오토픽션이라는 모순형용으로 불린다. 생의 매 순간을 일기 쓰듯 기록한 작가다. 그가 쓴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글을 영상으로 재현한 소위, 소설이 원작인 소설영화, 문예영화인 셈이다. 문예영화 중에서 성공한 영화를 들라면, 주저할 만큼 드문 일이다. 그 이유 중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이 ‘원작에 미치지 못한다’이다.

  이 영화 역시 그렇다. 1. 캐스팅된 남녀 배우의 관계 설정이 잘못되어 있고, 소설에서 설정된 나이 차는 대단히 중요한 요소이다, 2. 정사장면의 묘사도 몰입감이 떨어지며, 왜냐하면 여성적 시각이 주를 이루는 쾌락과 몰두를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3.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작가의 삶에 대한 고찰이 심도 있게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 이는 영화가 가지는 표현 수단인 장면과 대사를 통한 표현의 한계일 수도 있고 영화의 행간에 숨겨진 것들을 필자가 발견하지 못한 무지에 원인을 둘 수도 있다.


  소설은 아주 짧은 단편적 이야기에 불과하다. 어떤 적나라한 성적묘사도 없다. 오로지 남자를 기다리고, 다음 만남을 기대하고, 혼자 있는 자신에 대해 불안해하면서 현실감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주인공을 보여 줄 뿐이다.

  그래서, 소설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영화는 남녀의 성기가 그대로 다 보일만큼 감추는 게 없다. 살면서, 그저 원했던 것은 멀고 긴 여정 끝에 만나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남은 삶을 즐기기에는 너무도 시간이 부족하다. 과거엔 몰랐는데, 그렇게 단순 명료한 기쁨도, 이제 누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 작고 단순한 행복이 지금의 나에게 얼마나 큰 사치인지 알게 된다.

  자신을 드러내고, 기쁨을 표현하는 데 주저하지 말고, 오늘 이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지금을 소비하라. 그녀가 우리에게 건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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