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lla Dec 21. 2021

추천하고 싶은 유용한 미술 도구들

길고 지루한 작업에 도움이 되는 것들


작년까지는 작업에서 수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컸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00% 디지털 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아직 A4 사이즈 스캐너 복합기밖에 없어서 큰 작업을 못하는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수작업을 하고 디지털로 옮기는 과정에서 소비되는 시간이 꽤나 많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작 업적인 느낌이 들어가야만 하는 부분에서는 조금씩 수채화나 과슈 그림을 스캔해서 같이 작업하는 편이다.


수작업 툴들은 다음에 천천히 설명하기로 하고, 이 포스팅에서는 디지털 작업을 할 때에 내가 주로 쓰는 도구들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하려고 한다.



HP 엘리트원 800 g6 AIO i7 일체형 컴퓨터



부끄럽지만 사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그림책이며 모든 작업들을 LG gram 노트북으로만 작업해왔다. 워낙 가볍고 모니터도 크고, 무엇보다 산지 5년이나 되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쌩쌩하게 돌아가서 다소 데스크톱보다 모니터가 작더라도 좁은 작업실 공간에서 효율적으로 사용해왔다. 올해 개인 작업실로 자리를 바꾸면서 데스크톱을 놓을 수 있는 자리가 생겨 이것저것 컴퓨터를 알아봤는데, 아이맥은 익숙하지 않은 ios 때문에 제외하였고 삼성이나 LG의 올인원 컴퓨터도 있었지만 가격에 비해 사양이 좋지 않아서 오랫동안 고민을 해왔던 터였다. 그러던 와중 유튜브의 추천 영상으로 HP의 올인원 컴퓨터를 처음 봤는데 너무나! 내가 원하고 있던 사양과 사이즈였기 때문에 다른 고민 없이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옆에 있는 건 HP 복합기. 어쩌다보니 모두 HP로 맞추게 되었다.


이 HP 데스크톱은 진열된 매장이 별로 없어서 직접 써보고 주문하는 건 힘들었기에 최대한 다양한 리뷰를 보고 나서 주문을 했다. win 10 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고, 스피커 명가로 유명한 뱅 앤 올룹슨의 스피커가 앞에 내장되어 있으며 올인원 컴퓨터가 그렇듯이 본체와 마우스, 키보드가 있는 아주 단출한 구성이다. 모니터는 빛 반사가 되는 재질이라서 뒤에 형광등이 비쳐도 눈이 부시지 않아 편하고, 27인치이기 때문에 비교적 넓은 화면에서 작업할 수 있다. 나는 기본 구성에 램을 32G, SSD 하드를 512GB로 업그레이드해서 주문했는데 램 용량이 워낙 높아서 그런지 포토샵과 페인터, 유튜브와 인터넷 창을 여러 개 띄워놔도 전혀 딜레이가 없다! 그리고 전원을 켤 때에 내장해서 수납할 수 있는 상단의 캠을 통해 안면인식으로 윈도에 로그인을 할 수 있어서, 보안 측면에서 아주 탁월하다. HP 컴퓨터들이 원래 미국 국방부나 군사시설, 항공분야에 많이 납품된다고 하니 보안 측면에서 아무래도 안심이 되기도 하고, 아주 튼튼하고 심플한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든다.


아이맥을 사고 싶지만 ios에 익숙하지 않은 윈도 유저 디자이너들에게 정말 추천하고 싶은 데스크톱이다. 아참, 신티크를 쓰는 아티스트들이 많지만 나는 아직까진 대화면 액정 모니터에 익숙하지 않아서 대부분 색칠 작업은 10년이 넘은 wacom의 인튜어스 3 타블렛으로 하고 있다.



IPad Pro 4세대 12.9inch + 애니클리어 노트북 거치대 AP-8




이젠 정말 아이패드가 없으면 작업을 할 수가 없다! 올해 갖게 되었던 아이패드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스토리보드 작업, 스케치 작업과 파이널 일러스트 일부까지 모두 작업할 수 있었다.


패드와 거치대. 높낮이가 조절이 되서 자세를 바르게 할 수 있다.


특히 12.9 인치 정도면 간단한 스토리보드 작업에서 파이널 작업 직전의 스케치 단계까지 무리 없이 작업할 수 있는 크기라서 타블렛 작업에 비해 시간 대비 효율성이 정말 높다는 걸 실감한다. 기존 방식으로 5시간 걸릴 일이 1,2시간이면 끝난다고 해야 할까. 허투루 긋게 되는 쓸모없는 선들이 적어서 효율적이고, 무엇보다 아이패드 펜의 틸팅 효과 때문에 선의 굵기를 자연스럽게 조절할 수 있어서 시간 대비 완성도 높은 스케치 작업이 가능하다. 나는 주로 Procreate 어플만 쓰고 있는데, 복잡한 포토샵의 사진 보정 효과는 없지만 기본 브러시만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그림들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다. 나는 기존의 툴로는 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Creativemarket.com 에서 브러시를 몇 개 구매했는데 좋은 브러시들이 몇 개 있어서 여러 개 소개하고 싶다. 첨언하자면, 본인의 작업 스타일의 다양성을 넓히기 위해서 이런 브러시나 텍스쳐들을 구입하는 비용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Sadie Lew의 Pencil Pack for Procreate

https://creativemarket.com/sadielewski/4174826-Pencil-Pack-–-Procreate-Brushes#fullscreen


Frankentoon Store의 Realistic Charcoal

https://creativemarket.com/Frankentoon/1425842-Realistic-Charcoal-2-for-Procreate


Lisa Glanz의 Aquareal Procreate Watercolor Set

https://creativemarket.com/Glanz/5584125-AquaReal-Procreate-Watercolor-Set


Drifter Studio Printshop의 Procreate Watercolor Kit

https://creativemarket.com/DrifterStudioPrints/4012151-Procreate-Watercolor-Kit


최근까지 아이패드를 쓸 때에 대충 굵은 책들을 쌓아서 거치대로 삼아 썼는데, 그래도 높낮이 차이 때문에 목이 계속 나오고 손이 불편해져서 거치대를 사게 되었다. 난 지저분한 디자인이 싫어서 일자로 깔끔하게 나온 애니클리어의 아이패드 거치대를 샀는데, 이걸 왜 지금 샀나 싶을 정도로 정말 편하게 쓰고 있다! 엄청 무겁고 움직이기 힘들다는 점이 있지만 바로 그 점 때문에 흔들리지 않고 아주 안정적으로 작업이 가능하고 2단계로 미세한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무게 때문에 카페에 들고 가서 작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차피 작업실에서 쓸 거면 자주 옮길 이유도 없어서 무게 때문에 불편한 점은 전혀 없다. 거치대 없이 아이패드로 작업하는 분들은 꼭 건강한 작업 자세를 위해서 비싸더라도 좋은 거치대를 장만할 것을 권하고 싶다.



 내 영원한 친구,
Photoshop 2022와 Corel Painter 2017



포토샵은 월정액으로 바뀐 후부터 계속 Photography 플랜으로 잘 쓰고 있다.  같이 딸려오는 Portfolio 툴은 이런저런 단점도 있지만 이만큼 편하게 사이트를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매년 잘 애용하고 있다. 포토샵 브러시들은 이런저런 웹에서 다운로드한 다양한 브러시들을 목록별로 폴더로 만들어 관리를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이 페인터에서 이루어져서 후보정 이외에는 거의 쓸 일이 없다. 페인터 2017은 아마존에서 대략 70달러 내외로 싸게 구매했는데, 예전 버전이지만 이미 기존에 자주 쓰던 브러시들이 많이 있어서 오랫동안 잘 쓰고 있다. 페인터 프로그램은 불법으로 깔아서 쓰면 경고창이 뜨면서 정품을 쓰라고 warning 메시지가 뜨므로, 가능한 아마존 같은 곳에서 한두해 전에 나온 버전으로 싸게 구입하는 게 좋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좋지만, 가능한 자신이 사용하는 툴들은 소액이라도 사용료를 내면서 적법하게 쓰는 게 좋지 않을까?



DVD 버전 코렐 페인터. 이때가 2019년 이었으니 지금은 더 상위 버전을 구매할 수 있다.



아직까진 아티스트에게 가장 효율적인 클라우드, DropBox


드롭박스는 내가 첫 번째 출판사와 일했을 때 처음 알게 됐다. 오가는 메일에 일일이 100MB가 훌쩍 넘는 파일들을 여러 개 첨부해서 올릴 수 없으니, 어떻게든 공유 폴더를 만들어서 의견을 나눌 수밖에 없었는데 그 출판사에서 기본적으로 쓰던 클라우드가 드롭박스였다. 처음에는 무료로 2G 밖에 안 되는 저용량 때문에 조금 사용하다가도 어쩔 수 없이 유료로 전환하게 되는데, 한 달에 US $11.99 가 조금 비싸더라도 결국 쓰게 되는 이유는 아주 직관적인 인터페이스 때문이다. 파일을 정리하기 매우 쉽고 속도도 구글 클라우드에 비해서 훨씬 빠르며, 무엇보다도 아무리 고해상도의 무거운 파일이라도 선명한 미리 보기 기능을 제공한다. 바로바로 결과물을 보는 걸 선호하는 클라이언트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드롭박스가 이용하기 쉬울 수밖에 없다. 나는 각각 출판사 별로 폴더를 만들어서 아트 디렉터와 쉐어링을 하면서, 작업들을 바로바로 올려 그 작업 링크를 메일로 보낸다. 이렇게 하면 아티스트로서 훨씬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고 클라이언트에게 좀 더 신뢰감을 더 주게 된다.


이렇게 고해상도 그림도 문제없이 미리보기가 지원이 된다.



드롭박스 이외에도 Google Drive, One Drive 등이 있지만, 아직까진 직관적이고 미리 보기 기능이 좋은 드롭박스를 더 선호해서 앞으로도 계속 애용할 것 같다.



작업 중의 단상들을 모아보자- 작업노트


작업노트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작업용 팁을 모아놓은 노트, 두 번째는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 정보를 요약한 작업노트.


짬짬히 적어놓은 작업 노트들.


유튜브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의 채널을 구독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거기서 알게 된 팁들이나 유용한 정보를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영상을 한 번에 보는 건 쉽지만 그걸 일일이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면서 글로 정리하는 건 시간이 걸리고 쉽지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해야 하는 이유는, 사실 적지 않으면 전혀 기억이 안 나기 때문이다. 기억을 하다가도 매번 새롭게 올라오는 영상들 때문에 예전 정보들은 쉽게 잊히기 마련, 그렇기에 작업을 오랫동안 하고 싶은 작가분들은 자신이 얻게 된 정보들을 대충이라도 좋으니까 어딘가에 꾸준히 적어놓기를 권하고 싶다. 특히나 해외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알려주는 정보들은 대개 영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든 번역을 해서 한글로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적어놔야 한다. 그렇게 나도 유용한 정보나 팁을 알게 되면 부지런히 노트에 적어가고 있다. 혹은, 작업을 하면서 알게 된 팁들- 어떻게 하면 빨리,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지-을 중간중간에 적어놓으면 작업하다 막힐 때 좋은 정보가 된다.



또한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젝트들을 목차별로 만들어서, 정보들을 글로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건 첫 번째와는 다른 노트에 따로 작성해 놓는데, 8-10페이지 정도 중간중간에 띄어놓고 프로젝트 별로 목차를 만든다. 그다음 언제 offer 메일을 받았는지, 제안받은 프로젝트 금액은 얼마였는지, 어떤 방식으로 -Wire transfer 방식인지 paypal이나 Wise 같은 borderless bank로 받는지- 돈을 받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작업을 했는지, 프로젝트의 장단점 등등을 세부적으로 적어놓으면 된다. 이 또한 프로젝트가 하나 끝날 때마다 세부적인 일들을 모두 잊어버리기 때문에, 후일을 위해서 짬짬이 적어놓는 노트 중 하나이다. 특히 계약서 같은 경우는 따로 파일을 만들어서 잘 정리해놓는 게 중요하다. 한번 계약서 파일을 잃어버린 이후로, 중요한 문서들은 집에 잘 보이는 곳에 보관해놓고 자주 정리하는 편이다.




이전 11화 해외에서 그림책을 내기 위해 꼭 유학을 가야 될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