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코너의 그 남자 003

그는 내 곁에서 걸었다. 나의 뒤에, 왼편에, 그리고 오른편에....

by stephanette

도착한 음식점은

황금색과 레드로

그 입구부터 키치하고 현란했다.

그래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주변으로 신경이 분산되는 편이

더 나을 것만 같았다.

가게 앞에는

24시간 영업이라고 붙어 있다.

다행이다.

다른 장소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된다.

“저희 주방이 마감했어요.”

가게 주인은

미안했던지 따라 나오며

친절하게 웃는 낯으로 알려준다.


낯선 장소는

잘 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 시간까지 열려 있는 곳도 모른다.


저녁을 먹기에는

애매하게 늦은 시간이다.


“식사는 하셨어요?”


“아, 네 했어요.”

애매한 시간에

애매하지 않게 장소를 정하고 싶어서

그렇게 대답한다.

“그럼 간단하게 먹으러 갈까요.”


“네. 저긴 어떠세요?”

내가 말해놓고도 처음 보는 호프집이다.

보기보다 안에는 사람이 많았다.

기다리는 사람들까지 있었다.


어둠이 내렸으나 어둡지 않은 그날의 밤은

그렇게

여기인가 싶다가도

아니다로 흘러갔다.


적당한 장소를 향해

걸었다.


그는 내 곁에서 걸었다.

나의 뒤에,

왼편에,

그리고 오른편에,

가깝게,

혹은 멀리,

빠르게,

혹은 천천히

그렇게 둘은 걷고 있었다.

다시 어디에도 닿지 못한 채.


그는 나에게 말했었다.

장소를 정해달라고 하면서,

내 세계를 보고 싶다고.


정작 나는 그의 세계를 모른다.


모르는 세계 앞에서

문을 여는 일은 어떤 감각일까.


나는 눈을 감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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