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는 외로웠다.

자기 소멸이 아닌, 함께 햇빛을 나누는 사랑에 관하여

by stephan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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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낌없이 주는 나무, 실버스타인.


“그 나무는

한 소년을 사랑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도

더 깊이,

아주 아주 많이.”


갑자기 동화책이 생각났다.

무조건적 사랑과 헌신, 희생.

바보 같은 사랑에 대해서


자신을 다 내주고,

결국은 텅 빈 그루터기만 남는 일.


어떤 이는 이걸 무조건적 사랑의 아름다움이라고 보겠지만,

나에게는 자기 상실에 대한 이야기로 읽힌다.


나무는 사랑했지만,

한 번도 자신에게 물어보지 않았다.

자신은 얼마나 남았는지.

자신이 행복한지 어떤지.


만약에,

그 나무가

소년에게 이렇게 물었다면 어땠을까?


“넌 나를 사랑하니?”

“내가 없어도 괜찮겠니?”

“나는 지금 외롭고, 아파.”


사랑은

주는 것도 맞다.

그러나 나를 지키는 것도 되어야 한다는 걸.


누군가를 너무 사랑하다가

자신을 잃는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자기 소멸이다.


그렇게 읽는 나는 이제,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아니라

스스로를 돌보며 함께 햇빛을 나누는 나무가 될 수 있다.


필요한 건,

자신을 ‘소진시키지 않는 사랑’.

자신을 ‘존중하는 사랑’.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

그게, 진짜 사랑이 시작되는 곳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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