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누워
머리가 닿자마자 잠에 드는 나인데 요즘은 도통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 자려고 누우면 너무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탓에. 일도 바쁘고 돈도 벌고 있는데도 나는 왜 불안해하는 걸까. 뭐가 불안한 걸까. 무엇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걸까. 잠에 들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정신이 말똥말똥해진다. 평소엔 어떻게 잠드는 건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머릿속이 어지러운 날이면 즐겨 듣던 라디오 소리도 거슬린다. 기분 좋게 듣던 음악도 거슬리게 들리니 사람의 마음이 이렇게 간사한 걸까.
이유도 없이 (사실 이유는 알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불안이 오는 밤에는 시간이 지나길 바라는 수 밖에는 없다. 자기 전까지 신경을 다른 곳에 두려고 노력하면서. 사실은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다.
복잡한 마음에 11시 갓 넘긴 시간부터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결국 12시를 넘겼다. 잠도 오지 않는데 침대에 누워만 있으면 뭐 할까 싶어 불도 켜지 않은 어두운 거실을 어슬렁어슬렁 가로질러 라디오를 틀었다. 그리고 바닥에 대자로 누웠다. 작게 켠 조명 빛이 반짝이로 마감된 우물천장에 반사되어 작게 빛났다. 라디오에선 자정 전과 달리 한결 나긋한 목소리의 디제이와 차분한 노래들이 들렸다. 나랑 비슷한 처지의 잠에 들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걸까.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밤을 바라는 디제이의 마음 때문인지 슬며시 눈이 감긴다. 지금을 넘기면 잠이 다시 달아날까 슬며시 일어나 침대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