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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Jul 07. 2023

네 번의 실패가 연습인거지

아이돌의 망상활성계

유튜브를 보다가 아주 우연하게도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들이

투호 던지기를 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7개 중 3개를 넣어야 성공하는 룰이었는데

투호 던지기를 하기 직전, 멤버 다니엘이 말했다.


"연습할 시간이 없잖아요"


그때 뉴진스의 리더 민지가 말했다.


"네 번의 실패가 연습인거지"

"네 번 연습하고 세 개 다 넣으면 돼"


스무 살 소녀인 민지는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저런 말을

순간적으로 할 수 있었을까?


그녀의 두 마디를 수십번 생각해 봤다.


"네 번의 실패가 연습인거지"


이 말은 단순하게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연습은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는다.

실패가 곧 연습이라 했으니

실패를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는다는 게 된다.


내가 주목한 건 두 번째 한 말이다.


"네 번 연습하고 세 개 다 넣으면 돼"

이 말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


요즘 아이돌은 언제 어디에서 건

어색하거나 긴장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격렬한 댄스에 라이브를 하면서도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다.

온몸이 떨리고 숨이 차더라도 티를 내지 않는다.

말도 조리있게 잘 한다.


그럴 수 있는 건

그만큼 연습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앞에서 어색하지 않기

많은 사람의 시선 앞에서도 표정이 자연스럽기

떨려도 떨지 않기

힘들어도 예쁘게 웃기

숨이 차도 정확한 음정으로 노래 부르기

질문에 또박또박 대답 잘하기


이 모든 걸 연습하고 연습을 반복한다.

그래서 연습한대로 하면 뭐든 할 수 있는 아이돌이다.


그들은 연습을 통해 원하는 것을 이루어간다.

연습생 기간 동안 그들은 연습이 생이다.

모든 상황이 연습이고 연습이 거듭될수록

모든 상황에 익숙해진다.


연습의 의미가 그러하다.

익숙해지도록 되풀이하여 익히는 것.


"네 번 연습하고 세 개 다 넣으면 돼"라고 말한 건

연습생 기간을 거치고 당당히 데뷔한 아이돌로서의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연습만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그들의 연습은 실전성을 가졌다.

실전 같은 연습을 무수히 하고 난 뒤

그 연습에 익숙해지면

실전에서는 그냥 연습한대로 하면 되는 것이다.


해를 한 점으로 모으면 불을 일으키 듯.

아이돌의 연습생 시절은

데뷔라는 목표 한 점으로 연습을 모아

그들의 꿈이 불타오르게 한다.


그들의 망상활성계는 오직 '연습'과 관련 된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

연습 말고 다른 건 생각도 못하게 유혹이 될만한 다른 정보는 모두 차단한다.

연습 말고 다른 건 안중에도 없도록 한다.


그렇게 연습이 생인 나날들을 보낸 후

마침내 아이돌이라는 꿈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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